예측 불가능한 화재처럼..
이 터널을 지나고나면 더욱 성숙하기를
어제 출근길에 보니, 우리 학원 바로 앞에 원장님이 복도에 나와 의자에 앉아 계셨다. 원인도 알 수가 없는 화재가 주말 사이 발생을 했고, 불행 중 다행으로 상점 안 큰 기구 하나만 전소하고 불이 알아서 꺼진 모양이다. 아마도 산소가 부족했던 것이 이유가 되어준 듯하다고 하셨다.
참 우리의 인생이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도 실패도 언제 어느 때 발생할지 예측할 수가 없는 게 인생이다. 나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 인생을 살 거라는 게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 나는 사고 따위 모두 피하며 살 수 있을 거라는 게 얼마나 비현실적인 생각인지 깨닫게 했다.
누구나 지나가야 하는 터널이 있고, 넘어야 하는 산이 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험한 산을 넘은 사람들은 아마 두 개의 갈림길로 헤어지는 듯하다.
어둡고 험한 세상을 내게 안긴 세상을 원망하고 , 잘난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와 나에 대한 열등감으로 세상의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추고 사는 사람들.
그런 세상을 경험했기에 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깊고 넓은 사람들.
세상이 참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험한 산도 어두운 터널도 모두 다 지나가는 과정이겠으나, 보이지 않아 넘어지고, 돌부리에 치여 까진 상처는 안 아플 리가 없다.
넘을 때마다 생각한다. 이것이 내 인생 가장 험한 산이자 터널이기를.. 그러나 또 더 높고 더 짙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옹졸해지고 열등감이 들고 나약해지는 내 모습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읽고 쓴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포장하지 말고, 용감하게 맞서려 한다. 아무렇지 않지 않지만, 그래도 나는 매일을, 일상을 깨뜨리지 않고 살아가보려 한다.
편견 앞에 맞서되 방어적이지 않고 싶다.
고난이 자랑거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배려를 당연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이런 고난은 이런 모양이더라, 이렇게 견디면 되는 거더라,라는 얘기들은 그저 참고만 할 뿐, 나는 내 모양대로 내 생긴 대로 극복하고 나아가볼 것이다.
집 근방 백 미터만 벗어나도 길을 못 찾아 내비게이션을 켜야 하는 사람인데 뭐, 그깟 삶의 길 좀 잃었다고 당황하지 말자! 내비게이션 켜고, 다시 찾으면 그만이지! 돌아가면 어떻고, 헤매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