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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

설레고 긴장되는 한 걸음처럼..

by 제이쌤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나를 모르고 살았는지.

사십 대의 중반이 되어서야 나는 나답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처음으로 혼자 기차를 타고, 대구로 향하는 기차 안이다. 어젯밤 srt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다시 예매를 확인하려는데 갑자기 로그인이 안 되었다. 가입은 되어있다고 나오는데, 로그인을 하려면 정보가 없단다. 10번을 넘게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시도했는데 안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무작정 기차역으로 가서 해결하자고 수서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검색에 검색을 거쳐 앱을 깔아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사이트에서는 안되던 로그인이 거짓말처럼 앱에서는 됐다. 천만다행으로 무사히 srt를 마주했다.


아직 어렸던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는 무조건 자차가 편했기에 기차는 꿈도 안 꿨다. 양쪽 집 가까운 모든 친척이 수도권에 살기에 기차를 타고 친척집을 방문할 일도 없었다. 일이라 봐야 작게 하다 말 공부방이 전부였기에 출장도 모임도 먼 지역으로 갈 일이 없었다.


오늘 대구 방문의 목적은 학원장들의 모임이다. 배우고 싶은 부분이 정말 많은 원장님들을 뵐 수 있는 기회라 기꺼이, 나에게는 어려웠던 걸음을 떼기로 했다.



낯선 곳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처럼 올 한 해는 용기가 필요한 일들이 많을 것이다. 데미안의 인상 깊은 그 구절처럼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함이 맞다. 내 안의 나를 더는 죽이지 않기로, 단단한 알을 반드시 용기 있게 깨고 나와 나로 살아보기로 다짐하는 한 걸음이다.


Srt의 외관이 좀 실망스러웠는데, 벌써 이 먼 대구에 거의 도착했다. 막힐걸 걱정할 필요도 없고, 장거리 운전에 피곤하지도 않고, 이렇게 빨리 도착하다니. 도시 촌년은 혼자 감탄 중이다.



설레지만, 두렵기도 하고 긴장도 되었던 낯선 곳으로의 여행처럼. 남은 내 삶은 그렇게 설레는 여행처럼, 신나는 소풍처럼 살아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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