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 쓰고 싶습니다

몰입 끝에, 나를 다시 바라보다

by Bloom지연

〈쓰다〉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다


6월 20일 금요일,

처음으로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6월 23일 월요일.

저는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날 바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기억의 조각들』과 『전축 위의 궁전』 사이에서

저는 말 없는 시간들을 조심스럽게 헤집어 나갔습니다.




나의 글은 모두 ‘창작’의 영역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누군가의 기록을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무(無)에서 길어 올리는 여정이었기에—

매 순간, 창작의 고통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심장으로,

그리고 다시 손끝으로,

단 한 줄이 나오기까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침묵과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글을 쓰며

정말 많이 몰두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덥석 자리에 앉아,

기꺼이 붙들려 있었죠.

몰입이라 쓰고,

무방비라 읽는 시간들이었다랄까요.


방금까지 내일 연재될

『전축 위의 궁전』 5악장을 다듬고,

밤비를 붙들고, 어둠을 바라보다가…


문득,

제 안의 리듬이 무너져 있는 걸 깨달았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마음만 쓰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몸을 쓰고,

시간을 쓰고,

결국,

나의 리듬까지도 써야 하더군요.


아픈 역사를 조심스럽게 꺼내고

옥이와 마사코를 다시 마주하는 일은

겉으로는 담담했지만,

제 안에 잔잔한 파문을 남겼습니다.


『기억의 조각들』 8회 차를 마무리하던 시점에,

제 몸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몸살처럼, 깊은 피로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함께요.


어쩌면 저는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말 없는 시간들을 쓰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천천히 숨을 쉽니다.

6악장도, 7악장도 곧 따라올 테고,

『기억의 조각들』 역시

다음 주에 다시 맞춰야 할

조용한 퍼즐을 기다리고 있지요.


그 퍼즐 조각들을

잠시 내려놓고,

저라는 조각 하나를

먼저 바라보려 합니다.



이 이야기들이 오래가려면,

저도 오래 있어야 하니까요.




역시, 체력도 공력(功力)의 일부더군요.

아무리 마음이 뜨거워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문장 하나도 제대로 세울 수 없다는 걸요.


처음 글을 연재해 보며

제 생체 리듬보다

글의 리듬에 먼저 반응했던 것 같아요.

결국 찾아온 약간의 균형 붕괴.

이번에야 깨달았습니다.

글도 결국,

잘 먹고, 잘 쉬고, 잘 웃어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요.


그러니 이제,

조금은 쉬어가며

조금은 웃어가며

다시 써보려 합니다.




브런치 작가님들, 모두

오늘도 당신의 리듬으로

조용히 써 내려가는 그 자리를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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