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납작한 말들 - 오찬호

by 예그림


세 줄 평: 불편하고 외면하고 싶다. 나는 선한 편이라고 생각해 왔으니까. 하지만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읽어야 한다.



양말에 박힌 가시처럼 거슬린다.
잠시 신발 벗고 뽑아내면 또 까먹을 수 있는데 굳이 바라봐야 하나 싶다.


책 속 한 챕터에 나오듯, 나 살기도 바쁘고 힘든데 이런 것까지 봐야 하나 투덜거려 본다.

결국 문제 제기만 있지 해결방안은 없다며 비판도 하고 싶다.

그러나 결국 입을 다물게 된다.

지금까지 입 다물고 있던 주제에 불편한 지점을 일깨워졌다고 입 열 입장이 아니니까.


나는 꽤나 인권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믿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스스로가 옳지 않다는 느낌에 반박도 해보고 싶고, 외면도 해보고 싶다.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도, 아니, 내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이게 아니라는 건 알아야 한다.


어떤 문제에서는 공감과 피해의 입장에서 불편하고, 어떤 문제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가해자였음을 깨닫고 불편해진다.


이 책은 불편한 책이다.


책의 '독서의 효과는 독서입니다.'라는 챕터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내게 독서는 완성된 줄 알았던 퍼즐의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혼란의 순간이고, 그래서 다행인 경험이다. (중략)

부족함을 채우고자 다시 책을 집지만 결과는 '책을 읽을수록 확실해졌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다."

납작한 말들, 오찬호, p. 206.


지금 내 삶의 퍼즐은 나름 빈칸 없이 맞춰진 것 같지만 조금만 멀리서 보면 귀퉁이의 일부에 불과하다.

전체 그림에서 빠진 퍼즐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외면하고 있을 뿐임을 깨닫는다.

소화해서 내 글로 쓸 수도 없다는 점에 슬퍼하며, 또 다른 책을 읽는다.

빠진 퍼즐 조각들을 찾아서 그것을 조금이나마 연결해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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