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서 용기로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 한성희

by 예그림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힘이,

방어 자세를 버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서는 힘이,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는 힘이,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힘과 용기의 차이> - 데이비드 그리피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 한성희 작가님의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에서 인용한 내용입니다. 시집을 잘 읽기 않고, 외국 작가의 시라면 더더욱 멀리하는 제가 좋은 책 덕분에 이렇게 좋은 시를 만나게 되네요... 사실 뒤 시리즈인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라는 책을 먼저 읽고 너무 감동받아서 10년 먼저 쓰인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를 뒤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도 곳곳이 필사하고 싶은 글, 마음에 담고 싶은 글들입니다.


저 시와 함께 적어주신 내용도 인상 깊어서 필사도 해보고 인용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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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모든 감정은 하나의 통로로 흐른다. 만약에 부정적 감정을 피하겠다고 감정의 통로를 막아버리면, 기쁨, 행복, 환희 같은 긍정적 감정까지 제한되기 마련이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험 매슬로는 "마음속 지옥을 피하려고 하면 마음속 천국도 멀어진다"라고 말했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 한성희 p. 55~56




제 이야기 같아서 와닿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마음이 참 힘든 시간을 보내며,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그렇게 애쓰고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단단해졌다, 좀 더 강해졌다, 힘이 생겼다라고 느끼기도 해서 뿌듯하지만, 무언가 텅 비고 허무한 듯한 느낌도 있었는데요. 제 상황을 이 시와 이 글들이 딱 설명해 주는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감정의 통로를 좁혀버렸더니, 긍정적 감정도 느끼게 못하게 된 것. 지옥을 피하려다 천국으로 가는 길도 잃어버린 느낌.




저는 제가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약해서, 성숙하지 않아서, 단단하지 않아서 아프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제는 고통은 피하는 것이 답이 아니고, 마주하고 넘어서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와닿습니다.


아마 지금처럼 지내더라도 저는 고통스럽지 않게 지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듭니다. 그 점 역시 제가 분명히 성장한 점이지요. 그런데, 행복해지고 싶다면, 더 강해지고 싶다면, 더 성장하고 싶다면 이제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고통을 마주할 용기.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고 넘어설 용기. 무엇이든 막고 외면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이 맞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한 가지. 너무 고통스러울 때 피하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힘이 필요하지 않고 나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저'에게 용기가 필요한 뿐이지요. 그리고 제가 용기를 생각한 것 역시 일전에 힘을 쌓아왔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어쩌면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통을 방어해 내는 '힘'을 기르고, 그 힘이 충분히 길러지면 그것을 바탕으로 용기를 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방어하는 힘도 없이 맨몸으로 고통을 마주하는 것은 그 누구도 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이제 저는 지금까지 쌓아온 '힘'을 바탕으로 '용기'로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글을 읽는 분들께도 자기를 지키는 '힘'과 세상으로 나아가고 마주하는 '용기'가 함께 깃들 수 있길 기원합니다. 함께 나아가 보아요. 힘도. 용기도 결국엔 혼자 길러야 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함께 가며 기원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수월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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