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한 권
짧은 평 :
작가는 30대에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고 고전을 통해 답을 얻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도 우리는 답을 얻을 수 없다. 다만 이 책을 통해 고전을 통해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들었고, 나는 '논어'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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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무언가 행동하게 하는 책이 얼마나 있을까 싶은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너무 좋은 책들은 가슴을 술렁이게 하지만, 이 책은 저를 행동하게 해준 책입니다. (비교 우위의 의미가 아니라 두 종류의 책 모두 다 존경하는 의미로) 처음 저에게 행동 변화를 가져다준 책이 김종원 작가님의 책이라면, 두 번째 변화를 만나게 해 준 책은 이 책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제 답을 못 찾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답을 찾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감히 책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결국 자신의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들 모두에게 그 힘이 있다고 격려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인간들만 왜 죽음 앞에서 진실을 알게 될까? 저 바닷속에 고등어도, 갯바위를 누비고 다니는 길고양이도, 한창 빨강을 자랑하는 동백꽃도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을 이미 알고 잘 살고 있는데, 왜 인간만 돌고 돌아 죽음 앞에 가서야 잘못 살아왔음을 깨달을까? 심지어 잘못 살아왔다는 사실만 알 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고명환 <고전이 답했다> 中
고명환 작가님은 30대 중반에 큰 교통 사고를 당해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기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으셨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밤무대 공연을 하거나 잠을 줄여가며 돈을 벌었는데, 죽음을 앞두니 그것들이 부질없고, 나의 삶을 살지 않았다는 성찰이 왔다고 합니다.
큰 사고를 겪거나 큰 변고가 없이 지나올 수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인간은 죽음과 가까워지지 않으면 왜 그런 깨달음을 얻기 힘들까요. 사회의 구속력과 무게가 얼마나 강하길래 우리는 모두 그것을 잊고 사는 걸까요.
이 책은 꿈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기계발서처럼 진정한 나의 꿈을 찾으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변화를 통해 성공으로 나아간다는 것도 아닙니다. '나의 삶'을 살라는 것이 저는 이 책의 주제로 느껴졌습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길이 '고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저는 고명환 작가님의 인사이트가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초반부에 나오는 예를 하나만 더 들자면 카프카의 <변신>에 대해 고명환작가님이 그레고르가 벌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나옵니다. 필사를 해두지 못하고 빨려들어 읽어내려가느라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회적 가치나 무언가가 주어지지 않는, 오로지 그 존재 자체로 존재하는 방식이 벌레였을 것이라고 해석하셨던 것 같습니다. 앞의 인용구처럼 그제서야 그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성찰이 시작된다고 말이지요.
우리는 사회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면 나 자신을 표현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름조차 내가 갖고 태어나거나 내가 지었다기 보다는 부모님의 바람을 담아 지어진 것이지요. 나의 직업도, 지위도, 누군가의 아내, 남편, 아들, 딸, 부모라는 것도 모두 나 자체를 설명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럼 진정한 '나'를 설명하는 말은 무엇이 남을까요?
고전을 통해 그것을 찾는 것이 시작일 것 같습니다. 고명환 작가님은 그 답을 찾는 길에 조금 먼저 접어든 분입니다. 저 역시 그 길을 따라가보려고 하는 것이고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자기를 과신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말고 조금씩 읽어나가라는 추천을 해주셨습니다. 오늘은 잠들기 전에 '논어'에 대한 해석 글을 하나 읽어보고 자려고 합니다. 항상 동양 고전을 좋아하기에 여러 에세이들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원문과 직독직해에 가까운 해석이 들어있는 <논어> 책을 골랐습니다. 책을 편집하신 분의 의견도 좋지만, 최대한 제 눈으로 <논어>를 읽어보고 싶어서요.
작가님의 책을 읽고 실천을 시작하는 것. 이게 가장 우수한 독자의 자세가 아닐까요?
이 글을 완성하면 제 수준에 맞게 논어를 딱 한 장만 읽고 잠들려고 합니다.
다들 평안한 밤 되시고,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