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한 권
짧은 평
제목도 매력적이지만 책 제목보다 더 매력적으로 말을 걸어오는 작가가 있다. 잘 쓴 서평은 그 책을 직접 읽는 것보다 좋을 수 있다.
책에서 제목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처럼 정말 제목에 이끌려 빌려온 책이다. 가볍게 읽으려고만 했는데, 필사 글도 하나 쓰게 되고 서평까지 쓸 정도로 좋을 줄은 몰랐다.
이 책의 놀라운 점이 두 가지 있고, 이 책의 매력이 두 가지 있다.
일단 놀라운 점은 작가이다.
오상진 아나운서와 결혼하고, 서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김소영 전 아나운서의 책이라는 점이다. 전혀 모르고 빌려왔다가 신기함을 느꼈다. 아나운서라고 하면 그래도 방송계의 사람, 엘리트고 공부 잘하는 느낌이 있고 그런 작가상을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나운서로서 보다는 서점 주인으로서, 아내와 엄마로서의 이야기가 많고, 사춘기 소녀였던 시절과 젊고 서툴던 시절의 이야길 진솔하게 해 주어서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와 연결해서 첫 번째 좋았던 점은, 일기를 보는 것 같고, 라디오를 듣는 것 같은 따뜻하고 진솔한 문체이다.
'~다'로 끝나는 딱딱함 대신 '~습니다, ~요'로 끝나서 조곤조곤 말을 들려주는 것 같은 감성이 좋다.
그리고 두 번째 놀라운 점은 이 책이 서평집이라는 것이다.
서평집보다는 독후감 모음에 가까운데, 작가가 소개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상을 드러내는 것이다.
제목과 따뜻한 어조를 보고 (제목에 너무 꽂혀서 꼼꼼히 보지 않았던 내 잘못도 있지만) 에세이일 줄 알았는데,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해주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이와 연결한 좋은 점 두 번째는, 정말 잘 쓴 글이라는 것이다.
짧은 평에도 썼듯이 정말 잘 쓴 글이라 몇몇 책은 읽어보고 싶게 되었고, 몇몇 글은 그 책이 너무 내 취향이 아니라 읽지 않을 것 같지만 이 글을 읽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을 잘 설명해 주고 서평이나 독후감이라는 의미를 넘어, 책을 소개받지 않아도 그냥 이 글을 만나고 작가의 생각을 들은 것만으로도 완결된 글로서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작가가 전 아나운서이며 꽤 유명인인 것을 알았다면,
서평, 독후감을 모은 책임을 알았다면,
아마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우연한 만남에서 소중한 가치를 배웠음에 감사하며...
나의 무뎌진 감정에 이 글이 말을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