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아빠를 만나다

by Yule Song

아빠, 지연이예요.

아빠를 직접 찾아뵙지 못해도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글로 아빠를 만나려고 해요.

내 목소리로 리코딩을 해서 보낼까도 생각했는데, 녹음하면서 눈물이 나서 우는 목소리가 말하게 될까 봐 편지를 써요.

엄마가 아빠에게 매일 가서 얼굴로 문안하는 것처럼, 나도 이제 매일 아빠에게 편지로 문안할게요. 남편에게도 이런 얘기를 했더니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바쁜 일들이 끝나면 자기도 편지를 한번 써야겠대요. 남편이 요즘 많이 바쁘거든요. 우리의 사역들이 점차 넓어져서 감사한 요즘이에요.


건이는 키가 140센티 정도 되었어요. 많이 컸죠? 8년 전 이맘때쯤 건이 태어난 지 3개월쯤이라 친정에

머무르며 백일잔치도 같이 했었잖아요. 아빠가 건이 안고 비행기도 태워줬었는데.. “우주로 날아가볼까?”하며 알통 있는 팔로 건이를 즐겁게 해 주셨었잖아요. 제 나이 40살에 3개월 아기를 키우는 게 쉽지 않았지만.. 아빠와 엄마의 도움으로 아부다비 오기 전까지 잘 버틸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아빠.


요즘 아부다비는 한국의 늦여름 날씨 같아요. 아침저녁은 선선하고, 낮은 해가 쨍하니 덥고요. 온도가 20도인데도 우리는 이제 덜덜 떨면서 추워해요. 뜨거운 사막의 계절에 익숙해졌나 봐요. 사람의 적응 능력은 뛰어난 것 같아요. 40년을 살아온 한국의 계절을 잊고 10년도 채 살지 못한 이 나라의 계절에 금방 익숙해진 걸 보면요.

긴바지는 답답하다며 입는 걸 싫어했던 건이도 요즘 학교 갈 때 긴바지를 꼭 챙겨 입고 간답니다.

한국은 며칠 전에 많은 눈이 왔다고 하네요. 병실은 춥지 않으세요? 병원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니 좀 낫겠지요?


아빠. 아빠를 위해 요즘 매일 기도해요.

고통 없고 아픔 없는 하늘나라를 소망하시며 하루하루 평안하시길 기도해요. 꿈에라도 예수님 만나서 위로와 사랑을 경험하시길요.

그리고 아빠. 사랑합니다.

내일 또 만나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