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묵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연 May 01. 2021

섬세함

나는 그렇게,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되었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일이 안 들어오면 그냥 백수인 거다.


신기하게도 그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셔서 일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이번 달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일이 들어올까..?'

이렇게 걱정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끊길만하면 새로운 일이 들어왔고.

불안해하고 우울해하고 있을 때면 디자인 공모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모든 상황속에서 적절한 기도 응답이 이루어졌다.


하나님은 언제나 응답해주시는 분이니까.

무응답이든 응답이든 가장 좋은 시간에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실 테니까.



이번에 브런치 글이 당선되고 독립 출판을 하게 되었다.

이것도 내가 회사를 계속 다녔으면 절대 이루지 못할 일들이지만,

하나님께 맡기겠다고 다짐하고 퇴사를 결정해서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하나님은 나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시는데 내가 손에 다른 것을 꼭 쥐고 있었다.





문득 내 머릿속에는 이런 그림이 그려졌다.

하나님, 저 이거랑 저거랑 하고 싶은데 귀찮아요. (찡얼찡얼) 근데 해야 해요. 어떻게 하죠?

이런 나를 하나님이 일으켜 세워주고, 달래면서 이끌어주셨다.

그렇게 해야만 내가 의욕이 생기고 즐거워할 테니. 나를 누구보다 잘 아시니까.

그래서 나를 달래며 일을 해가신 것 같다.



하나님께 믿고 맡겼더니 참 신기한 일들이 생겼다.


이전에 나는 잘되게 해 달라는 기도, 일을 달라는 기도 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기복신앙이 되기 싫은 마음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내 믿음이 부족해서였다.

실제적인 도움을 주시는 하나님인데 나는 추상적으로 믿었다. 믿음은 현실인데. 실제인데.


이렇게까지 내가 '실제적’으로 하나님을 믿고 맡긴 적이 그동안은 없었다.

위로해주고 힘들 때 기도할 수 있으니까.

천국 가고 싶으니까.

삶이 허무하니까 믿었다.

내 삶의 실제적인 일에 대해서는 내 힘으로 끌어가려고 했다.

하나님 이 부분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에 힘을 가득가득 주고 산다.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

좌절도 크고 불안한 마음도 크다.

그리고 불안의 이면에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교만함이 숨어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나 자신을 믿기 때문에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내가 져야 한다.

그래서 불안한 거다.


불안함의 다른 말은 교만함이다.

이것을 깨닫고 나니 내가 얼마나 큰 죄를 하나님께 짓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내가 조금씩 조금씩 내려놓고 기도하는 순간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었다.

나의 속도와 상황에 맞게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다. 비록 당시에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

너무 힘들었지만, 나에게 좋은 것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다.

온전히 자신만 붙잡으라는 말씀을 하고 싶으셨던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