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오랑 프살이 모임 진행을 시작하며 01
회사를 다닐 때에는 함께하는 동료들이 항상 존재해서 같이 목표를 정하기도 하고
서로 격려하기도 하며 일을 했지만,
프리랜서가 되고 나니 나처럼 프리랜서 하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혼자서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했고, 사막 한가운데 있는듯한 외로움이었다.
그리고 기존에 있는 프리랜서 커뮤니티는 대화를 깊게 나누거나, 소수가 모이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교환하는 그런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형태는 아니었다.
프리랜서가 아닌 사람들과 이야기 하기에는 나의 일의 형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또 내가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 설명하는 것이 꽤나 번거롭고 지친다.
시대적인 상황을 보았을 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니
분명 많은 사람들이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그때, 광진 오랑에서 '오만 사-오랑에서 만난 사이'라는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을 보았다.
직접 프로그램 주제를 기획하고 진행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나는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티를 기획했고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었다.
처음에는 사실 '프리랜서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획을 했었다.
이전에 프리랜서 멘토링을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프리랜서가 되는 방법과 노하우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그런데 오만 사의 커뮤니티 교육을 듣고 나니, 그런 방식은 커뮤니티가 아니라 그냥 멘토링이었다.
그래서 나와 같은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하는 모임으로 변경을 했다.
모임의 주제와 운영 방식 모두 내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편했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함께 작용했다.
커뮤니티 운영이 처음이었고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과연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참여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이것을 신청할지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래서 모임 전에 다양한 툴을 활용했고 질문들도 많이 준비했다.
모임은 총 5번 진행되었고 시간도 프리랜서만 참여 가능한 시간인 오후 2시에서 4시로 정했다.
그 시간이 가장 나른하고 졸린 시간이기 때문에, 모임을 그때 진행하면 느슨한 하루에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정했다. 그리고 역시 시간은 잘 정한 것 같다.
프리랜서 모임의 모집 공고가 광진 오랑 인스타그램에 올라가고 나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때 깨달았다.
모두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만 하고
누군가 실천하기만을 기다리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실천을 내가 하게 되어서 참 기쁘다.
일단 우리 모임의 이름은 피살이 - 프리랜서로 살아남고 싶은 이들이었다.
모임의 이름은 진행자들끼리의 모임에서 다른 진행자분이 지어주셨는데,
프살이들~ 이렇게 말하는 게 참 귀여운 것 같아서 바로 이 이름으로 변경했다.
좋은 이름을 지어주신 그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혼자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들을 다른 사람과 같이 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운영 방식은 질문을 하고 그것에 대해서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나는 질문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도 항상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질문을 묶어줄 수 있는 주제를 매주 다르게 적용하고 3-4가지 정도의 질문을 준비했다.
예를 들어 첫째 주는, 일로 살아남기, 둘째 주는 습관으로 살아남기 등.
이렇게 주제 정하는 것과 기획하는 것은 디자이너로 일을 하며 습관이 된 것 같다.
매주 큰 주제가 없으면 모임의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달까..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참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구글 프레젠테이션과 패블릿 같은 다양한 도구를 미리 세팅해두고 잘 열리는지 확인도 해보았다.
미리 이런 것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모임을 하다 보면 확인해도 하나씩 빠뜨리는 것이 생길 수 있기 때문..!
그리고 첫 모임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다들 온라인으로 서로의 모습을 처음 보았지만, '프리랜서'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묶였기 때문에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내적 친밀감을 마음껏 쌓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