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으면 정말 어떻게든 될까

죽음을 안고 오늘을 사는 일에 대하여

by Alkislove

나는 매일 생각한다.

선물처럼 주어진 오늘 하루가 언젠가는 끝날 거라는 사실을.


암을 진단받은 이후로, 단 한순간도 '나는 죽지 않을 거야'라고 믿어본 적이 없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버티며 지내보지만, 다가올 내일과 미래, 훗날의 내 모습을 떠올리면 막막함이 먼저 밀려온다. 기대도, 뚜렷한 희망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살면 편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막상 하루를 살아내다 보면,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겠다.

희망을 내려놓는다는 뜻일까.

나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접고, 더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일까.

아직도 그 말의 정확한 무게를 알지 못한 채, 나는 그저 하루치 마음만 겨우 정리해 가며 살아내고 있다.


오늘 읽었던 책에서 몇몇 문장이 마음에 걸려, 이렇게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어느 날 죽음이 내게 들어왔다>의 주인공은 어느 순간 삶이 완전히 의미 없다고 느끼고,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다. 그때 사신으로부터 수명을 3년으로 줄이는 대신, 시간을 돌려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시계를 받게 된다.


처음에는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결국 그 시간조차 더 이상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여중생의 자살을 목격하게 되고, 주인공은 그 아이의 선택을 막아보기로 결심한다.

결국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내 마음에 오래 남은 건 엔딩보다 작가가 마지막에 적어 둔 한 문장이었다.


"살아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


작가는 처음에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막막한 사람에게 너무 쉽게 건네지는, 책임 없는 위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을 오래 살아보니, 어떤지 그 말을 믿게 되었다고 작가는 고백한다.


만약 거대한 운석이 지구와 충돌할 거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말이 정해진 세계에서, 아무 일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삶에 의지를 갖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래도 나는, 이 문장을 한동안 곱씹게 될 것 같다.


살아있으면 정말 어떻게든 되는지,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나조차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내가 끝까지 살아낸 하루하루가

결국 어디로 나를 데려다 놓을지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행복하지 않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