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엄마의 아침 시간은 전쟁일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침에 밥을 차리고 아이들을 깨운 뒤 아침 먹는 것을 조금 도와주다가
내가 챙겨야 할 마지노선의 시간이 되면 남은 건 알아서 먹으라고 말해두고 나를 챙기기 시작한다.
오늘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반복되는 평일 아침의 루틴으로 챙기고 있는데
아이들의 다툼 소리가 들려왔다.
첫째가 감기가 아직 낫지 않아 밥 먹고 먹을 아침 약을 챙겨두면서
별도로 요구했던 마이쭈 젤리를 함께 줬는데
둘째 아이도 오빠가 하는 건 자기도 다 하려고 하는 것을 알기에
먹을 약이 없는 둘째의 젤리도 함께 두었다.
약과 젤리를 두면서 밥을 다 먹고 먹으라고 일러두었는데
둘째 아이가 밥을 다 먹지 않았는데도 젤리부터 먹으려고 한 것이다.
첫째는 안된다며 밥 먹고 먹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둘째는 오빠 말을 무시하고 젤리 껍질을 까고 있었다.
머리를 감으면서 다투는 소리들이 다 들렸기에 바로 달려가지는 못하고
말로만 중재를 시키며 문득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었다.
둘째 아이에게 약 없이 젤리를 준 것부터
나는 첫째 아이와는 다른 기준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밥을 다 먹지 않고 먹는다는 것에 대해
내가 불같이 화가 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엄마들에게서도 들어왔듯이,
대부분 둘째에게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조금 더 관대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첫째 아이는 엄마가 본인에게 세운 기준을
똑같이 동생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본인에게 했던 것처럼 동생에게도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내가 대학생이 되면서 본가를 떠나
언니가 살고 있던 자취집에서 언니와 둘이 함께 살게 되었었다.
그때의 언니는 엄마보다도 엄격하게 나를 케어했기에
오히려 엄마보다도 더 무섭고 엄한 존재였다.
학교 시험기간이 되어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를 하고 싶은데
무조건 늦기 전에 집으로 들어오라는 언니.
아무리 말을 해도 타협이 되지 않기에 결국 엄마에게 SOS를 했다.
엄마가 언니를 설득해서야 겨우
나는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때의 상황이 오늘 아침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이 첫째인 언니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해 주라고 말을 하셨던 것을 보면,
나의 엄마도 둘째인 나에게는 조금 더 관대하고 너그러웠던 거였다.
이런 깨달음도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새로이 알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부분이다.
결혼을 해서 다른 가족과 하나의 가족이 되어 가는 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배우고 깨닫는 점 등
엄마가 되어서 사고가 확장되고 공감의 폭이 더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치가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말 동안 꽤나 힘들게 느껴지는 육아 시간을 보냈었는데,
그 또한 나에겐 경험이며 배움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시간마저 소중히 여기는 연습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