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

by 비비드 드림

나에게는 친한 사람들, 가까운 사람들만 아는 비밀스러운 취미가 있다. 바로 연애프로그램 애청자라는 것이다.


주로 하트시그널(&하트페어링), 돌싱글즈, 환승연애, 솔로지옥, 나는 솔로 등이다. 그중에서도 하트시그널, 돌싱글즈, 환승연애는 새 시즌이 시작되면 거의 필수로 챙겨보는 프로다.


애가 둘이나 있는 이 아줌마가 이런 연애프로를 몰아보면서 혼자서 미소 짓고 웃고 울고 있는 모습을 우리 남편은 항상 어이없어한다. 한 번씩 눈이 마주치면 사실 나도 멋쩍은 순간이 있기도 하다.


이런 나를 보며 남편은 한마디 한다.

“그렇게 좋으면 네가 나가보지 그래”


그럼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나갈 수 있는 프로는 돌싱글즈 밖에 없어.”


문득 오늘은 내가 왜 이렇게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 번째, 출연자들이 진심을 다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내 얼굴이 알려지고 그것을 감안하면서 출연을 감행한다는 건 우선 진심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상황에 몰입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몰입이 되어 같은 감정을 공감하고 느끼게 된다.


두 번째, 대리 설렘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미 결혼을 해서 아이가 둘이 있어 연애할 때의 감정을 느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이런 프로를 보며 몰입하다 보면 마치 내가 출연자의 마음의 빙의해서 설레고 기분 좋고 행복함을 느끼기도 한다. 연애 초기에만 나온다는 펜에틸아민 호르몬을 결혼 10년 차인 내가 연애 프로를 통해 생성하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도 없고 당장 나의 상대를 새롭게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기분이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기 때문에 자꾸만 다시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세 번째,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내 옆에 있는 안정적인 내 삶이 새삼 감사하다. 연애 초기의 감정 소모, 신경 쓰임, 그리고 쏟아부어야 하는 에너지들. 그런 것들을 지금은 해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을 거쳐, 서로의 믿음을 바탕으로 결혼까지 하게 된 나만의 평생의 반려자가 내 옆에 있다는 것. 그것이 주는 감사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어제 돌싱글즈 7이 최종화가 방영되었다. 성사된 커플을 보면서 나도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고, 나와는 전혀 일면식이 없는 그 커플이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가슴 아픈 기억들은 모두 지워버리고, 잘 맞는 새로운 사람과 서로 맞춰가며 결혼까지 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또 이때는 꼭 남편이 떠오른다.


서로 각자의 연애 과정을 거치고 서로를 만나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그리고 결혼까지 성공해 아이 둘을 키우며 10년째 결혼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는 우리. 지금의 일상이 행복하고 감사했다. 연애 초기단계의 밀당이나 에너지 쏟음의 과정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되는,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배우자가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런 연애 프로그램 하나를 봄으로 써 나는 또 우리 가정이 더 성실하게 된다.


이러니 내가 연애 프로그램을 안 볼 이유가 없지 않겠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추천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