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Factory

서사문화의 새로운 영토, 장르문학과 웹소설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아카스브리핑) 게재 원고

by 이지용

한국의 장르문학은 근대 서사문학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어 시대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통속문학, 상업주의 문학, 대중문학)으로 명명되어 오면서 명맥을 이어나갔고, 계보 역시 존재하고 있지만 상업적인 부분에서의 접근 외의 문화예술 영역에서의 의미부여가 상대적으로 미진하였음

한국 서사문화의 지형도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기존의 본격문학이나 출판물의 형태로 소비되는 것보다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를 통해 소비되는 통로들이 확산된 것이 대표적인 특징임. 멀티미디어 디바이스에서의 서사형태는 장르문학인 경우가 높았고, 이는 2010년대에 웹소설이라는 콘텐츠 형태로의 변화를 가능케 함

웹소설이라는 용어는 2013년 1월,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에서 자사의 플랫폼을 이용해 소설을 창작하고 게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프로 작가들을 섭외해 작품을 연재하면서 시작되었음. 이후 다양한 플랫폼에서 웹소설 연재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웹소설 전문 플랫폼을 포함해 10여 개 이상의 플랫폼에서 웹소설을 서비스 중임


(...)


하지만 한국은 장르의 관습에 대한 정보들이 누적되어 있지 않고, 관련된 서사에 대한 연구 및 비평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임. 게다가 장르의 경우 외부로부터 유입되었지만 현지화(現地化)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고유한 특성(particular)을 지니게 되는데, 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확보되지 않은 상태임

장르문학의 장르 요소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서 현상적인 면에만 주목한다면 현재 한국에서 활발하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웹소설에 대해 제대로 진단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의 모색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움

특히 웹소설은 장르문법을 기반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디바이스 환경에 맞춰 서사 형식이 큰 폭의 변화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 관련 연구나 비평은 이러한 방법론의 변화 추이를 포착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


(...)


장르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극복하고 전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일종의 문화 코드(code)임. 그렇기 때문에 장르를 기반으로 하는 서사의 성공은 단순히 국내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함

하지만 한국은 장르문학이나 이를 활용한 웹소설 시장의 확대 양상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토대로서의 연구나 담론의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으로 생산되는 콘텐츠들에 대한 가치 정립과 활용에 대한 역량이 부족한 편임


(...)


특히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는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는 웹소설에 대한 방법론적 이해의 기초가 되는 것인 만큼 연구 역량을 집중해 선행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대 한국의 서사 지형에서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웹소설에 대한 융합적인 이해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음







이 원고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아카스브리핑) 163호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편집되어 게재된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글쓰기와 새로운 상상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