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새해맞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아침부터 블로그 카테고리를 재정비하고 2025 만다라트를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2025년 새해는 퇴사하고 소속 없이 맞는 새해여서 그런지 유독 계획짜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 회사 다닐때는 월별로 대략 이런 것들을 하겠구나라는 큰 틀이 주어졌다면 이번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만들어가야 해서 더 막막하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2025를 아우르는 큰 키워드는 '나만의 길'인데, 그 시작이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글쓰기이다.
MBN때부터 시작한 기록에는 내 방송 커리어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때 했던 생각들, 고민들, 나눴던 대화들과 소소한 일상들까지. 오늘 블로그 카테고리를 정리하면서 돌아보니 새삼 제일 마지막 회사의 기록이 가장 촘촘하고 깊게 남아있었다. 빠르게 성장한만큼 깊어졌던 고민들, 일상에 치여 미처 정리되지 못했던 감정들. 힘듦이 지금은 꽤나 미화되었지만 그때 썼던 글들을 다시 보면 다시 그때로 나를 데려가는 것 같다.
글쓰기가 내 삶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모든 성공과 실패의 순간에는 기록이 존재한다. 성공이라고 여긴 첫 취업도 실은 몇 년 뒤 내 발목을 잡은 실패였다. 삶의 변곡점에 서 있을 때는 실패일지 성공일지 알 수 없다. 불안한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쓰기다
<글쓰기의 쓸모>
오늘 읽었던 책 <글쓰기의 쓸모>중 일부. 블로그에 첫 인턴의 순간부터 4번째 퇴사의 순간까지를 기록했다. 좋아하는 회사에서 일하게 된 순간부터는 이 시간이 그냥 사라지는게 아쉬워서 기록했다. 한번 떨어지고 재도전해 합격했던 인턴 자리는 너무 간절했어서 나처럼 간절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기록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록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얼마 전 방송쪽 취업을 지망하는 친구가 커피챗을 요청했다. 요새 간간히 커피챗 신청을 받으며 만나는 친구들에게서 신기하게도 비슷한 고민 지점들이 보인다. 자소서는 어떻게, 포트폴리오는 또 어떻게,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떻게 어필할까. 전공이 아닌데, 경력이 없는데, 너무 늦지는 않았을까 하는 고민들.
그 시기를 모두 거쳐왔기에 지금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특히나 이야기하다보면 나의 과거를 돌아보며 해답을 찾기도 한다.
- 활동하셨던 것 중에 인턴이나 입사를 할 때 좀 도움이 됐었던 것 같다 싶은 게 있을까요?
"사실 되게 예체능적인 활동들을 학교 다닐 때는 많이 하긴 했었어요. 초반에는 저 댄동도 하고 연합 동아리 이런 것도 하고 아예 마케팅 쪽으로 관련된 동아리도 하고 처음에는 조금 되게 중구난방이었던 것 같은데 MBN 활동을 한 3학년 때부터 하면서 그게 약간 방송의 첫 계기가 됐던 것 같거든요.그때 제작 발표회도 가보고 촬영 현장도 가보고 하면서 조금이라도 방송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생기고 현직자 분들 만나면서 실제로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알게 된게 컸던 것 같고 그런 부분들을 채널에이 인턴을 할 때 어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뭐 하나가 큰 계기가 됐다기보다 저는 되게 차근차근 한 계단 한 계단 단계를 밟아온, 처음에 서포터즈였다가 인턴이 됐다가 계약직으로 일했다가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게 된 케이스여서, 어떻게 보면 그 전 단계의 경험들이 하나하나 다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방송 쪽은 워낙 회사가 많이 없기도 하고 되게 업계가 좁기도 하고 좀 폐쇄적이기도 하고 해서 정보가 많이 없다고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딱 뚫어놓으면 또 이렇게 기회가 많이 열리는 것 같긴 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전에 MBN에서 일했으면 뭐 어떤 프로그램 했겠구나', '이 시기에 일을 했으면 어떤 걸 했겠구나'라는 게 현직자 입장에서도 딱 이해가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인턴 경험이 있으면 제일 좋은 것 같긴 하고요.
지금 회사 지원할 때는 오히려 그 전 회사의 경험들보다 가치관적인 거를 질문을 많이 하셨어요. 임원 면접 때는 임원분들이 이 회사와의 핏을 되게 중시하다 보니까 오히려 대학교 때 했던 창업 동아리, 방송국이랑 하나도 관련 없어 보이는 이런 활동들에 오히려 관심 가져주시고 이런 걸 왜 했는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 이런 가치관적인 질문을 많이 했어서 사실 꼭 방송 관련된 경험이 아니더라도 풀어낼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종종 떠올려보곤 한다. 잘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답은 특별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들을 충분히 누리고자 부지런히 애쓰는 사람.
겨울을 지독히 좋아하는 작가의 사적인 속내를 읽다가 이렇게 살고 싶어졌다.
출발선보다 결승선을, 쉼표보다 마침표를 소중히 여기는 삶
<겨울 마침표> 추천사 중
내 커리어는 한 스텝씩 하고 싶은 걸 따라 온 기록이다. 그 안에서 나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부지런히 찾아 성장해간 기록이다. 공개된 곳에 쓴 기록도, 왠지 혼자 쓰고 묻어둔 기록도, 날 것의 정제되지 않은 형태의 메모들도 모두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룬다.
당장 next step이 무엇일진 몰라도 현재를 기록했던 것처럼, 불안한만큼 더 기록했던 것처럼.
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2025에는 더 자주,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 되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