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라이프
사실,
그림 잘 몰라.
모네
고흐
르누아르
유명한 화가들의 이름이랑 특별한 생을 살았던 그들의 삶을 구전동화처럼 알 뿐이지.
그림이나 조각을 보면서 화법이 어떻고, 빛이 어떻고,
이 작가는 무슨 주의, 무슨 파 잘 모르는데,
그저 그림 보면서 느껴지는 내 감정과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미술, 아니 예술을 즐길 줄 아는, 즐기기에 충분한 자세라고 난 생각해.
그림을 보다보면
내가 평소에 얼마나 내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관심하게 살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페이스 투 페이스 FACE TO FACE 로,
그림을 마주하며 느껴지는
단적인 감정이라도 느끼고 그게 뭔지 알아차리는 것이
그림을 그린 화가들도 자기 그림을 보고 느꼈으면 하고 바라는 점일거야.
형태없이 색깔만으로 그림을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려했던
어떻게 보면
잔인하고 무자비한 그림 스타일을 보여주는 마크 로스코는
관객들이 내 그림을 몇 센치미터의 간격을 두고 봐야된다는 룰도 정해놨고,
오랑주리 미술관의 모네 <수련>은
모네의 수련 그림을 가장 과학적으로 설계하고 전시해서
관객들이 보기에 가장 최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니까
부담없이 그냥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즐기는 게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최적인 방법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