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라이프 / 아일랜드 날씨에 익숙해지기 : 비
집 창문이 닫혀 있길래, 창문을 열려고 보니 빗방울이 조금씩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엇, 비오네?’ 내 생각보다 비가 거세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길에 있던 사람들은 뛰기 시작했고, 집 밑의 작은 지붕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고, 아 물론 개의치 않고 비를 맞고 가는 더블리너들도 있지.
밝은 대 낮 2시, 어제보다 날이 맑네 파란 하늘이 있네, 싶었더니 갑자기 이렇게 거센 비가 쏟아진다. 하지만 이제 더블린 6개월 차. 더 이상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비 많이 오네, 사진 찍어 야지 하는 동시에 빗줄기는 약해지고 있었으니까.
한 시간 뒤, 밖에 나왔더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땅 조차도 이미 말라 있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연연하지 않는, 갑작스러운 비와 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개의치 않기에, 더블리너들이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고, 여유있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소나기가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졌다면 우리는 바로 편의점에 가서 우산을 사들고 가는 길을 재촉했을 것이다. 하지만 거센 비가 지나갈 것을 알기에 더블리너들은 잠깐 가게 문 앞에서, 차양 밑에서 거세게 내리는 비를 지켜보며 지나가길 기다릴 수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