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미국에 와 있어서 상담을 쉬고 있다.
8월 25일부터 상담을 다시 시작할 예정인데 뭐라도 끄적이지 않으면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이번 여름 내 인생의 큰 결정을 하고, 잠시 나랑 관련 없는 미국으로 2주 지내려고 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보면 나는 다른 집에서 자는 걸 정말 싫어했다.
먼저, 엄마랑 떨어지기 싫은 이유가 제일 컸지만
사실 나는 비위가 약한 편(?) 편이라 특유의 집 냄새에 따라서 헛구역질을 할 정도로 적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남의 집 화장실에서 씻는걸 극도로 불편해했으며, 내 베개가 그렇게 깨끗한 것도 아니면서 다른 베개 위에서 내 얼굴을 대고 자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여러 저러 이유로 나는 다른 공간에서 자는 걸 싫어했고,
이는 대학교까지 이어져, 엠티를 갔다가도 새벽에 혼자 일찍 집에 와서 씻는다던가,
봉사활동을 갔다가 집에서 씻고 다시 새벽에 봉사하러 돌아가 거기서 잤던 것처럼 행동했던 적도 있다.
이렇게 예민하고, 나의 것이 아닌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내가 지금 미국에 와 있다.
모든 상황이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혹여나 피부에 뭐가 나면 어떨까, 생각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나랑 제일 가까워져야 할 사람과 함께 와 있기 때문에.
그런데, 웬걸 이게 쉽지 않다.
물론 나는 알고 있었다. 꼭 내 옆에 파트너가 생겼다고 해서 분명 나의 외로움과 불안함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고, 이제 상대방에 대한 서운함과 짜증으로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을.
혼자 있었으면, 이런 감정을 혼자 울든 글로 써내려 가든, 상담받으러 달려가든, 약 받으러 달려가든 했을 텐데 이게 쉽지가 않으니, 불쑥불쑥 올라오는 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미국에 도착하고 3일 동안은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잠에 들었지만, 오늘은 잠이 오질 않는다.
낮에 잤던 낮잠 때문인지..
복잡하다.
지금은 2주만 있다가 한국에 돌아간다. 내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내년 1월에 다시 들어오기로 했는데,
잘 모르겠다. 자신이 없다. 나만을 위한 일을, 내가 행복하고자 할 수 있는 일을, 활동을 찾아야만 할 것 같다.
그림도 이상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림을 그릴 때는 꼭 내 현재의 감정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마련인데, 그걸 기가 막히게 엄마가 캐치해 낸다... 쇼츠에 안 올리면 그만 아닌가? 할 수 있는데, 그냥 내 우울한 감정을 그리다 보면 더 우울해질 것 같아 그리기가 싫기도 해서 그림도 못 그리겠다.
잠자려고 누웠다가, 너무 답답해 벌떡 일어나
- 토마스 모어의 자신을 위한 기도문도 보고,
- 영어 쉐도잉 연습 영상 보려고 했다가
- coursera에서 나에게 도움 될 수 있는 강의가 뭐가 있지 찾아봤다가
- ebook 찾아보다가, 옛날에 샀던 책 찾아보다가..
도저히 마음 진정이 안 돼서 브런치를 열었다.
오랜만에 약을 먹고 자야 하나. 그냥 이 고민 많은 시간을 즐길 수 있다면 즐길까.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