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담 일지 2] 17회 차

나를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구나 (어쩌면 당연한)

by 우주먼지

벌써 열일곱 번이나 상담을 받았는데, 여전히 열심히 다니고 있네.

또 지난번 상담처럼 무작정 길어지고, 상담에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에 의존하게 될까 봐 걱정된다.


근데 요즘에는 문득 내가 이렇게 상담에서 했던 이야기를 남겨 놓는 게 좋은 게 맞는지

헷갈린다. 자꾸 징징대는 이야기만 여러 번 반복하는 것 같아서.

이게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까. 자기 연민에 빠지는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망설이다 며칠을 늦게 글쓰기도 하고, 그러다가 아 그래도 나중에 읽어보면 도움 되겠지 하는 마음에

늦게 라도 쓴다.


한 편으로는 이렇게 사적인 내용을 끄적거릴 거면 그냥 혼자 블로그에 글 남기면 되지

여기는 글을 정성껏 쓰는 작가님들의 커뮤니티 같은 공간인데, 혼자 주저리 주저리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어제는 상담을 하는데, 내가 곧 해외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다 보면

- 내가 한국에 없는 동안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시면 어떡하지

- 오빠가 아프면 어떡하지

-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프시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도 그건 너무 간 생각이라고 하는데..

나는 '나를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할 말을 잃었다.

상담 선생님도 똑같아 라는 원망의 마음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도 나 스스로가 너무 극단적으로 걱정하고, 멀리 간 생각을 하는 것을 알긴 안다.

머릿속으로는

근데 마음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들고 괴롭히는 거다.

이게 차라리 병이었으면 좋겠는데..


나 자신도 눈물이 주르륵 나던 전 날의 상태와는 다르기에, 내가 얼마나 답답하고 초조한 지 전달이 안 됐을 거니까 당연히 현재는 진정된 나의 이야기를 듣는 선생님도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반응을 하셨을 것이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낱낱이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얼마나 이해해 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 들이 들기 시작하니.. 굳이.. 얘기를 해야 되나 싶어졌다. 그냥 머리가 멍해지고 상담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


이번 주는 상담 선생님이 상담 휴가를 가셔서 상담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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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