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급스럽고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사람

내가 가질 수 없는 것 (일까)

by 우주먼지

사람을 바라볼 때 (개인적으로) 예쁘다, 귀엽다, 스타일이 좋다 등과 같은 말보다 내가 따라 하고 싶은 것은 (갈망하는 것은) 분위기가 있다는 말이다.


보통 돈과 시간여유가 있어 보이는 사람한테서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아무리 여유가 있어 보여도 (사회적 기준에서) 외모가 못생겼으면, 분위기 있다는 말은 잘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외모가 평균 이상이 되면 우아하다, 고급지다, 분위기 있다는 말은 나오는 듯.


한편 보통 내가 자주 듣는 말은,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귀엽다, 밝다 등의 단어이다.

그런데 내가 이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보통 잘 웃고, (너무 예쁘지도, 특출 나게 어떤 매력이 있지 않은 경우에) 귀엽다는 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내가 앞으로 살 이곳에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한 부부가 있다. 그런데 그 부부는 양가가 모두 잘 사는 것 같다.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호텔 결혼식을 여유 있게 했다는 점과 미국 -한국 비행기를 (돈 걱정 없이)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라서 그렇다.


나의 본가가 못 살진 않는다. 다만, 나의 부모님의 0에서 시작해서 지금 누리는 것들을 만들어주신 분들이 신데, 아무래도 중산층에서의 모습부터 지금까지의 모습까지 봐와서 그런지 나는 아껴 써야 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성향 자체가 명품을 사는 것보다는 내가 명품이 되고 싶은 욕구까지 있는 사람이라, 명품은 잘 사지 않겠다는 고집도 부리는 상황이라 혼자서 택시는 내 인생에 타본 적인 (건강검진 할 때 빼고는) 없다.


그러다 보니, 그 부부와 자꾸 비교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두 분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고급스럽다였다.

사실, 나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내가 미래에 40대, 50대 이후에 지향하고 있지만, 나보다 어린 그 부부에게서 이미 느껴지는) 그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부러워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며칠 전, '그 부부는 뭔가 고급스럽고, 분위기가 있고, 있어 보여. 우리랑은 달라. 우리는 귀여운 커플이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확 꺼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고, (유치하지만) 나도 그럴 수 있는 돈 있고, 나도 걱정 안 하고 살아도 돼! 우리 부모님은 그럴 능력이 된다고!라고 외치고 싶었다. 다만, 그냥 나중을 위해서 아끼는 것뿐이라고...


한편, 그가 나보다는 더 아끼고 절약하는 사람이기에 내가 맞추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상한 것이다. 우리 부모님도 , 가구 조립하지 말고 청소도 업체에 맡기고 너무 고생하지 말라고 돈 다 줄 테니까 아끼지 말라고 계속 카톡이 오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나도 이게 마음이 편하고, 상대방은 전혀 돈을 더 주고 업체에 맡길 생각이 없어 보이기에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하고 (몸 쓰면서 복잡한 생각도 덜어 벌이면 좋지)라고 생각하고 좋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니 기분이 상한 것이다.


이전에 노르웨이에서 유학할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가족만 있으면 여기서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어느 곳이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바랄 게 없다, 그게 제일 부자라고 여기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웬걸, 서로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도, 돈도 여유도 있어 보이는 사람을 옆에서 보니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고, 이런 작은 농담에도 속 좁은 사람처럼 확 뒤집어져서 반응을 하다니..


역시 인생은 혼자다.라고 훅 극단적인 결론을 내려버리고 입을 닫았다.


어떤 게 과연 고급스럽고, 우아하고, 정신이 건강하고, 분위기가 있는 사람일까.

사실 며칠 전에 이런 일을 겪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인생은 혼자다'라는 브런치북을 시작하게 됐다.


오늘은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는데 거기서 나오는 '이다희'가 남자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의 사람이라고 했다.

뭔가 할 말이 있을 때만, 이야기를 하고. 묵직한. 분위기가 가볍지 않고 (얼굴은 당연히 아름답거니와) 분위기가 마저 고급스러운 사람. 고급스러움이 추구미인 나에게 또 한 번의 자극이 왔다...


내가 방금 냉부해를 보면서 너무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나.

이다희가 입은 분홍색 옷을 보면서, 분홍색이 사람을 러블리하게 보이게도 하면서, 말을 적당히 하니까 고급스러움도 느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괜히 립밤도 다시 발라봤다^^;


이 한마디에 또 마음이 들쑥날쑥해진 나는, 치도의 '친애하는 나의 몸에게'라는 책을 잠시 필사하고, '몸의 말들'이라는 책을 ebook으로 주문해서 읽다가, 답답한 마음이 풀어지지 않아 브런치게 글을 적고 있다.




이 글은,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고급스럽게 보이고 싶어 고군분투하는 어느 여자 사람의 '인생이 자꾸 혼자라고 느껴지는 순간..'을 담은 글입니다.


사진은 제가 '친애하는 나의 몸에게(치도)' 라는 책을 읽고, 완벽한 필사는 아니고요. 조금씩 저의 상황에 맞게 몇개의 문구가 수정 및 추가되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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