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생은 혼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감명 깊게 읽은

데일 카네기 <인간 관계론>

by 우주먼지

인생은 혼자다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해 놓고, 인간 관계론의 대표 도서인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을 열심히, 거의 모든 문장에 밑줄 치고, 필사를 하며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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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인생은 혼자다라고 해놓고, 사실은 그렇게나 관계를 잘 쌓고, 잘 지내고 싶고, 존중받고 싶었나 보다.


최근 나에게 짜증이 많아졌다는 말을 듣고, 나의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짜증을 내지 않으려고, 말보다는 침묵으로 일관했던 건데, 표정에서 너무 다 드러난 것이다. 말은 안 하는데, 표정은 화 나 있고, 대꾸도 안 하고, 자꾸 돌려서 사람을 까내리는 모습.' 나도 사실 알 고 있었는데, 상대방을 통해서 들으니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수치스럽기도 하고, 민망했다.



필독서라고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의 이런 고민들이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에 대부분 담겨 있었다. 그리고, 얼마나 내가 상대방에게 반감이 사게 되는 말투로 말했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는 한 없이 착하고, 천사라는 소리를 듣는 선생님이면서 왜 이렇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틱틱거리고, 짜증 내고, 불만을 말하고, 인정을 해주지 않았을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되었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렇다.

'불만을 말하고, 상대방을 인정을 해주지 않고, 잔소리를 계속한다면 얻을 수 있는 건 반감뿐이다.'


"기억하라, 우리 모두는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려 한다."


내가 계속을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직접적으로 잔소리는 하지 않아더라도) 뚱하게 가만히 있으면, 당연히 상대방은 그런 표정을 갖고 있는 나에게 다가올 일이 없고, 다가오고 싶지도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여기 있었던 열흘의 시간 동안 그랬던 것 같다.

자꾸 내가 희생했다는 생각이 드니, 아주 작은 행동에도 서운하고, 마음에 안 들고, 불만이 생겼다.

그럴수록 나는 더 방어하며, 역시 인생은 혼자다라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를 위해 지킬 수 있는 일들이 뭔지만 생각하고, 계획하려 했다.


근데 역설적이게도, 그랬더니, 내가 더 외로워졌다.

그런 생각들로 가득 찬 나는 잠을 더 못 자기 시작했고, 그러니까 짜증이 더 났다.


연예인을 보고 고급스럽게 생겼다는 말에도 질투심을 느끼고, 그럼 나는 고급스럽지 않다는 거야?라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로 표현을 안 했기에 나는 세련된 방식으로 사람을 대한다고 생각함)


그런 나에게 상대방은 더 다가올 일이 없었고, 최소한의 대화만 하게 되었다, 그러자, 나는 타지에서 더 외롭게 혼자 고군분투하며 지냈던 것이다. 짧으면 짧은 10일의 시간이지만, 정말 기분이 롤러코스러를 타고 왔다 갔다 했다.

툭하면 울었고, 툭하면 짜증 냈고, 툭하면 억울하고, 서운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두고,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 사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연락하며, 내 힘든 감정을 토로했다.

굳이 줌미팅을 켜고, 영상으로 안부를 전하고, 친구 앞에서 엉엉 울었다.


그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옆에 본인이 있는데,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그래서 한 번은 이야기하는데 나에게 그러는 것이다



"OO 이는 아직도 나를 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너무 찔렸다. 내가 쓰는 브런치 제목도 '인생은 혼자다'였고, 혼자 잘 살 수 있는 계획을 계속해가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의 말에 지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문소리나 무슨 소리 쿵 하고 크게 날 때마다, 노려보는 것도 싫고, 자꾸 잔 실수로 그렇게 나한테 무섭게 표정 짓는 게 더 나를 인정 못 받는 느낌이야."


" 지금 진짜 중요한 걸 놓치고 있어. 다른 생각들로 머릿속이 꽉 차 있으니까, 잠도 잘 안 오고, 자꾸 그런 실수들이 나오니까 그게 화가 나는 거야. 선배 부부가 돈이 많고 이게 뭐가 중요해? 그런 생각을 왜 해? 별것도 아닌걸 신경 쓰고 있으니까, 진짜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서 정신을 못 차리게 되잖아."


너무나 맞는 말이었다. 그를 서포트해주기로 결심하고 미국에 와놓고, 미래에 내가 (나의 커리어는 단절된 채) 버림받는 상상에 잠을 못 이뤘다. 혹은 그의 부모님이 나는 학위가 없으니 혹시 무시하지는 않을까 하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니, 내가 여기서 살 수 있는 계획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0일 있었지만, 나는 여기에 있는 교수님, 박사생, 프로그램 코디네이터까지 만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탐색했다. 줌미팅도 두 번이나 했다. 끊임없이 움직였다.


내가 나중에 버림받을 것 같으니까.


그게 너무 무서웠던 것 같다. 꿈에서 마저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꿈을 꾸고, 무시받았다.

너무 생생해서 아침에 일어나며, 기분이 나쁘고 짜증부터 났다.


그런데 인간 관계론을 읽으면서 나 역시 사람이고, 그렇게나 존중받고 싶었구나. 인정받고 싶었구나 싶었다.


(과할 수 있지만) 그런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해, 나는 조금씩 미쳐가고 있었던 것 같다.


다음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 부분에서 발췌한 것이다 (내가 필요한 부분만 발췌함)


동정과 관심을 얻고,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기 위해 환자가 되는 사람도 있다. 매킬린 부인의 예를 들어보자. 그녀는 미국 대통령이었던 자신의 남편이 중요한 국사는 도외시한 채 침대에 등을 기대고 누워 그녀를 안고 잠들 때까지 지켜보게 하면서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아픈 치아를 치료하는 동안에도 항상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면서 끝없이 관심을 받으려는 욕망을 충족시켰다..... 몇몇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현실이라는 힘든 세상에서 그들에게 허용되지 않은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정신이상이라는 꿈의 세계에서나) 찾기 위해 실제로 미쳐버리기도 한다.... 정신이상을 겪는 나머지 절반의 뇌세포는 조직적으로 아무런 이상을 보이지 않는다. ... 왜 이사람들은 미쳤을까? ... 누구도 확실하게는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정신이상을 겪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정신 이상 상태에서 현실 세계에서는 가질 수 없는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진다고 말했다.



너무 마르고 싶었고, 말라서 쓰러질 것처럼 보이면 받는 관심이 내심 좋았고, 챙김을 받는 기분이 나를 안정되게 만들었다. 아주 잠시만. 그러다가 내가 좀 잘 먹는 게 보이면, 돌아서는 부모님이나 (이전의) 남자친구들에게 다시 실망하고, 역시 좀 더 말라야 돼 이러면서 더 살을 뺐었지.


책을 읽으며, 이렇게 받는 관심은 과연 지속적인가? 그리고 상대방이 또 한 번 쳐다보고 싶은 사람인지, 아니면 안 보고 싶은데, 진짜 이러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안 되니까 쳐다보는 관심일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진정한 인정과 관심이 필요했는데, 내 방법은 참 유치하고, 어린아이보다 못했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왜 저래.'라는 생각이 들고, 얼굴을 찌푸리게 되었다. 글로만 읽어도 그런데, 이런 나의 모습을 본 부모님을 포함한 제삼자는 어땠을까?... 힘들었을 것 같다. 나는 사실 누가 아프다고 하면 정말 싫어진다. 그 이유가, 사실 내가 받고 싶은 관심을 빼앗는 기분이 들어서도 있었고, 걱정을 내가 받아야 하는데 해주는 게 싫었다. 얼마나 비정상적인가.


물론, 나는 상담을 통해서, 어릴 적부터 내가 아파야만 관심을 받았던 경험들로 인해 생긴 나의 관습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이런 판단을 내리기 싫지만. 나는 미쳐가기 직전일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는 기분이 다운되는 만큼 금방 힘을 내기도 하고, 사람들의 말이나 글을 읽고 자기를 돌아볼 줄 아는 편이다. 더 미치기 전에, 더 미쳐서 자꾸 이상한 꿈을 꾸고, 아픈 걸로 관심을 받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거 말고 좀 더 정상적이고 (길게 보면 덜 외로워지는) 방향으로 나를 인정해 주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는 건 어떨까?


몇몇 사람들이 자신이 소중하다는 느낌을 너무나 갈구한 나머지 그것을 얻기 위해 실제로 미치기까지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사람들이 미칠 정도로 갈구하는 것을 진심으로 인정해줄 때 어떤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상상해 보자.

이건 내 가족들에게,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한테도 말하고 싶다. 그렇게 미칠 정도로, 내가 소중하다는 느낌을 갈구하는 거라면, 인정해 주자. 만약에 그게 안된다면, 우선 같이 지내는 옆 사람부터 인정해 주자. 네가 관심받고 싶어서, 아픈 척하고 비정상 적인 방법으로 애정을 갈구한다면, 더 외로워질 거다. 내가 상대방을 인정해 주는 순간, 나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그것은 길게 보면 나의 사람이 되어 내 주변을 머물 것이다.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머물수록 나는 덜 외로워지고, 그 사람들이 내 사람이라는 사 실로 나는 위로받고, 또 나도 인정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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