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내 가슴에는 온갖 일을 일러바치고 싶은 존재가 산다

당신의 삶을 좁고 재미없게, 슬프게 만드는 잘못된 믿음은 무엇인가?

by 우주먼지
여행에 믿을 수 있는 동행자가 있으면 더욱 좋다. 절대적인 사랑의 존재, 나를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해 줄 존재를 초대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런 좋은 존재가 없노라고 딱 잡아떼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누군가의 베풂으로 생명을 이어왔다. 어떤 생명이든 절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p148

나도 한때 나에게는 그런 존재가 없노라고 부인해 왔으나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기까지 도와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미치도록 살기 실었던 순간에도 내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30살 넘은 딸에게도 무한정 경제적, 심적 지지를 해주시는 부모님. 운동화 하나 사는 것도 잘 못하고 돈 걱정하느라 고민만 하는 동생을 보고, 나중에 택배로 제일 예쁜 운동화를 보내주는 오빠, 나와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오빠의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동생으로 인정해 주고 애기처럼 대해주는 언니, 그리고 나의 예민함을 섬세함으로 바라봐주고, 그걸 선생님의 장점으로 생각하며 오히려 나의 컨디션을 걱정해 준 동료 선생님들, 입시 공부에 스트레스받을 때 케이크를 들고 집까지 찾아온 내 친구 ㅎㅅ, 내가 별거 아닌 걸로 걱정할 때 '야 뭐 그런 걸로 걱정해' 라며 툭툭 털고 일어나게 도와준 내 친구 ㅈㅎ, 실력도 경험도 없는 신규 담임을 오히려 처음이라고 같이 위로해 주고, 힘내자고 이끌어준 반 아이들, 이제 곧 한국으로 떠날 친구임에도 많은 시간과 통역의 수고로움을 기쁘게 해 준 노르웨이 친구,... 수많은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 잠깐 스쳐 지나간 인연도 있고, 자주 연락을 못하고 마음으로만 응원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지만. 꼭 연락을 자주 하고, 아주 깊은 이야기를 해야만 나의 삶이 풍요로워지도록 돕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잘것없고 이방인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에, 나를 위해 문을 열어주려고 10초의 시간을 써준 모르는 그 사람에게도 고마웠으니까.


어릴 때 밖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면 쏜살같이 엄마에게 달려가 일러바쳤다. 울면서 이야기하는 동안 어느새 눈물은 그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기도 했다. p149

어제도 부모님께 전화했다. 얼굴만 봐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가 여기서 돈을 벌지 못하고 배우자만 벌어서 혹시 내가 엄마 아빠에게 해주는 게 비교적 적으면 어떡하냐고. 벌써 속상하다고. 엄마 아빠는 그동안 열심히 모으고 아껴서 나 해준 건데. 그러면서도 나에게 뭔가를 바라지 않는데, 왜 그들은 바라는 거냐고. 너무 비교가 돼서 밉다고. 엄마 아빠가 오래 살아야지만 우리가 많이 번 걸 받을 수 있으니 건강하게 살라고. 한참을 이런 얘기로 울면서 얘기하다 보니 나는 어느새 눈물은 그치고, 머쓱한 순간이 왔다. 지금 말한 것 어느 하나 이미 일어난 일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엄마 아빠에게 위로받고 있었다.

"너무 무 자르듯이 반으로 가르려고 하지 않아도 돼. 어떻게 똑같이 딱 반을 나눌 수 있어. 서로 문화가 다르게 태어난 사람이 만나서 그 문화가 만나서 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다른 문화가 만났으니 극복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거야. 약간의 소용돌이가 일어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일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어. 100을 했으면 너도 똑같이 100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엄마 아빠 생각하면 OO이가 행복하면 좋겠어. 미안하고 눈물 나고 걱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너무 똑같이 무 자르듯이 '너희 집에 했으면, 우리 집에도 해야 돼.'라는 생각.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그라 보니 사실은 엄마 아빠에게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고 싶었던 나의 어린아이 같은 마음. 그리고 내가 그렇게 잘 해낸 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는 말. 이게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내 가슴에 살고 있는 존재를 믿고,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무엇을 다만 느껴보꼣다고 스스로 허락하기만 하면 된다. 당신의 삶을 좁고 재미없게, 슬프게 만드는 잘못된 믿음은 무엇인가?... 내가 필요로 했던 그것들을 내가 초대한 사랑의 존재들에게 부탁해 보라. '부탁인데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를 봐주세요.' '내가 안전하도록 지켜주세요.' 사랑의 존재는 기꺼이 내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 p149

만약 우리가 어떤 이유로든 삶을 고통스럽게 느낀다면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돌보기 때문이다... 자신과 삶 전반에 대해 지니고 있는 자기만의 신념, 혹은 믿음이다. 이 믿음은 어떠한 조건과 상황에서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는 무가치한 존재다.' '나는 부족하다.'는 느낌 역시 우리 내면을 묶어 놓는 법칙 가운데 하나다. p151

나의 삶을 좁고 슬프게 만드는 잘못된 믿음은 무엇인가. 나에게 가장 자주 드는 감정은 죄책감이다. 엄마 아빠가 이만큼 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 내가 이런 걸 다 받아도 되는지 어쩔 줄 모르겠는 이 마음. 내가 이걸 다 받으면 대신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의 건강을 앗아갈 것 같은 불안함. 가만히 있으면 (대상이 옮겨가며 : 엄마 - 아빠 - 엄마 - 아빠) 느껴지는 미안함. 이 미안함의 뿌리는 무엇일까. 상담을 통해 어렴풋이 이것은 나 스스로가 '사랑을 누릴 자격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것이었다. 그러니 부모의 무한정 사랑도 감사함을 넘어서 미안함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친절도 나에게는 몸 둘 바를 모를 일이라서 내가 이런 행복을 누리면 나의 뭔가를 앗아갈 것만 같았다.


주의할 점은 명상을 통해 반드시 어떻게 되어야 한다,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생각까지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p150

책에서 '깨어 있기'를 하라고 하니 나는 바로 명상하는 법을 검색해보고 있었는데, 책에서 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바로 이런 구절이 적혀있었다. 명상을 통해 반드시 어떤 상태에 도달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 것.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 것. 어제 아빠가 말해준 것처럼 무 자르듯 '네가 이렇게 하면 나도 이렇게 할 거야.'라고 생각하지 말자.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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