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 안에서 부서를 옮기게 되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게 될 것 같다. ①다른 팀에서 부서 이동을 요청받은 경우 ②조직개편으로 불가피하게 이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 ③자발적으로 부서 이동을 요청하는 경우다. 나는 이번에 회사의 부서 이동 제도를 이용해 올해 6월부터는 전지 사업부로 이동해 신규사업 경영관리를 담당하게 됐다.
갑작스레 내린 결정은 아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만큼 커리어 자체에 대한 고민이라면 다른 누구보다도 더 깊고 강렬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을 떠나온 후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고민이 상당히 깊었다. 매일같이 야근을 하며 업무에 치이는 상황에서도 각종 커리어 연수나 인사부와의 면담도 자처했다.
그 결과 커리어에 있어 성장이 중요한 가치관인 나는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기보다는 여러 업무를 경험해 보며 넓은 시야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동 부서는 구매조달 2년의 경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부로 이동을 결정했다.
우리 회사의 경우 부서 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사내 결원이 발생한 부서에 지원할 수 있는 사내 공모 제도(매월 지원 가능), 그리고 입사 5년 미만의 젊은 사원들에게 원하는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자율적으로 커리어에 도전하는 것을 도와주는 커리어 챌린지 제도(1월/7월, 연2회 지원 가능)다. 나는 이번에 커리어 챌린지 제도를 통해 부서 이동을 하게 됐다.
사내 공모 제도와 달리 커리어 챌린지 제도는 관심 있는 부서로 직접 지원을 해야 하는 만큼 부서나 업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떨어지는 사람도 부지기수라 떨어져도 후회는 없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최종 면접이 끝난 당일 인사부에게 메일이 왔다.
面接のお時間をいただき、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これまでの選考を踏まえ、以下ポジションにて合格となりました。
면접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고 결과 이하 포지션에 합격하셨습니다.
예상 밖의 최종 합격 통보였다. 도전정신이 강한 나와 꼭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감사한 말씀과 함께 말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더니! 그렇게 현재 소속 부서와 이동 부서와도 이동 시기를 조정해 최종적으로는 6월 1일부로 부서 이동이 확정됐다.
1년 차에는 우선 회계 기초 지식을 익혀 재무의 관점에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키워나가려 한다. 경영학 전공자가 아니라 관련 지식도 없는 만큼 남들보다 배로 노력해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커리어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