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는 읽지 마세요. 폭탄 맞기 싫으니까.

아니, 꼭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나 때는 말이야!

by 샌프란 곽여사

MZ 세대는 읽지 마세요!


오늘 가게에 나가서 Hello! 하고 씩씩하게 인사했는데 셰프의 얼굴이 평소처럼 밝지 않다. 율리시스는 내가 들어서면 Hello, my love! How are you? 하면서 받아주는데 오늘은 표정이 어둡다. 나는 내심 내가 뭘 잘못했나? 일 시작도 안 했는데… 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나중에 앞치마를 매고 나와보니 바텐더 알도가 쓱 다가와


“헤이, 제이! 너 내일 일해?”


하며 은근한 눈빛을 보낸다. 그렇다고 하니 더블로 일 할 생각 없냐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올리버 이 친구 이제 한 달 일했는데 갑자기 그만두고 어제도 안 나왔단다. 아니 왜 그먄뒀냐니까 셰프가 자기에게 불편하게 군다며 화내고 나가버렸단다. 알만하다.

올리버, 너무 이르잖아 ㅠㅠ

우리 가게는 일 마치면 각자 먹고 싶은걸 셰프한테 가서 얘기하는데 아무래도 가격이 비싼 종류는 잘 만들어주지 않는다. 이를테면 봉골레 파스타나 다른 해산물이 엄청 들어가는 파스타는 일주일에 한 번 만들어줄까 말 까다. 한우 갈빗집에서 일한다고 투뿔 한우를 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내가 첫날 일하고 해산물 파스타를 시켰는데 다음 날 또 부탁하니 비용이 비싸다고 딴 거 먹으래서 군말 없이 까르보나라로 시켰다.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그 문제로 셰프와 싸우고 박차고 나갔단다. 보스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휴가 중이라 우리가 사람을 마음대로 뽑을 수도 없는데 큰 일이다.


알도가 더블로 할래 물어보길래 오케이! 하고 흔쾌히 대답했다. 목요일 어차피 쉬니까 하루 알차게 일하고 다음 날 쉬면 된다. 알도가 스페니쉬로 이러쿵저러쿵 설명하니 셰프가 듣고 엄지 척! 한다.


올리버는 20대 초반의 아이리쉬로 학생이라 큰 기대를 안 했지만 꽉 채운 월급 딱 받을 날 되니 그만두고 나가버리다니 기가 막힌다. 여태 열심히 가르친 알도의 입장에서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니, 뭐 레스토랑에 뼈 묻을 거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쉽게 그만두나?


자기들의 권리를 엄청 챙기고 수틀리면 짐 싸서 나간다는 MZ 세대라고 유튜브에서 많이 봤는데 진짜 한 달 월급만 채우고 그냥 박차고 나가니 너무 먹튀 아닌가. 이제 또 누굴 새로 들여야 하나, 보스가 오면 골머리를 싸맬 것이다.


MZ 세대여.

그래도 두 달은 하지.

아무튼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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