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의 좁은 방 안, 독일 남자와 말없이 앉아있다

제발 좀 어떻게 해 줘-

by 샌프란 곽여사

낡은 여인숙의 좁은 입구에서 하얀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 빛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급격히 어두워져 가장 안 쪽은 컴컴하다. 시멘트가 그대로 보이는 바닥은 차갑고 눅눅하며 녹슨 수채 구멍이 한가운데 소리 없이 박혀있다.


시골 살림살이가 그대로 여기저기 쌓인 내부는 어수선하다. 성인 남성이 발 하나를 간신히 올릴 정도로 폭 좁은 나무마루가 시멘트 벽을 따라 안으로 길게 나 있고 그 중간중간 갈색 방문이 벽을 따라 나란히 나 있다. 먼지가 낀 나무 마루 밑에는 농기구며 광주리, 복조리, 안 신은 지 오래되어 거미줄이 친 신발 등등이 아무렇게나 쌓여있다.


이 낡은 시골 여인숙에 장신의 외국인 남자가 꽤 익숙한 모습으로 들어온다. 회색 정장 바지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모습은 평범한 차림이지만 두어 번 접어 올린 소매 안의 팔은 단단하고 딱 맞게 입은 와이셔츠의 가슴도 단단하다. 적당히 그을린 피부에 짙은 금발머리는 곱슬거리지만 남자의 단단한 턱선과 어울려 유약한 인상이 없이 언뜻 금욕적인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남자는 마루 위로 성큼 올라서 작은 문 안으로 수그리며 들어선다.


작은 문만큼 작은 방은 온돌방이고 노란 장판이 깔려있다. 시골 할머니들 방에 있을 법한 낡은 서랍과 광주리, 대나무 소쿠리 등등이 방 모퉁이에 바짝 붙어 서 있다. 불투명 유리창 너머로 희미한 빛이 들어와 방 안을 뭉근하게 밝힌다. 그 창문 아래 내가 앉아 남자가 한참을 수그리며 들어서는 모습을 바라본다.


남자는 방 안에 내가 앉아있는 걸 보고 놀라지 않았고 어색해하지도 않는다. 나 또한 남자가 오리라는 걸 알고 있는 듯 태연하게 앉아있다. 남자는 좁은 방 안 내가 앉은자리에서 한 발짝쯤 떨어진 곳에 앉는다. 나도 남자도 말이 없다. 조용한 방 안 태연한 듯 앉아있지만 둘 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기대하며 숨을 고른다.


조용히 숨을 고르던 내가 눈을 사르륵 들어 남자를 힐끗 봤을 때 나를 바라보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씩 웃는다.


정신이 들었을 때 나와 남자는 정신없이 혀를 얽고 있다. 빈틈없이 맞물린 혀를 끈적이게 비비며 나를 꽉 끌어안은 남자의 품에서 나는 몸을 바르작거린다. 거침없이 혀를 얽으며 하는 키스에 나와 남자의 체온은 확 오르고 남자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열기가 다시 나를 달군다. 남자는 무표정했지만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그가 얼마나 흥분한 상태인지 알 수 있다. 금 갈 색 속눈썹 밑의 파란 눈에 열기가 가득했다.


남자는 나를 방바닥에 깔린 두툼한 이불 위에 천천히 눕히며 무게를 실어온다. 하얀 와이셔츠를 느슨하게 풀은 남자의 가슴팍이 보인다. 눕힌 내 몸 위로 체중을 실으며 단단한 무릎으로 내 다리를 밀어내고 그의 뜨거운 것을 중심에 뭉근하게 비비며 천천히 입술을 다시 맞댄다. 부드럽고 축축한 입술이 닿는 느낌과 곧이어 거침없이 입 안을 휘젓는 그의 혀에 나는 더 몸부림을 친다. 척척하게 속옷이 젖어든 느낌이 생생하다.


방 안의 더운 숨으로 훅훅한 느낌이 들고 그 안에 나는 남자의 아래에서 남자를 올려다보고 있다. 질척한 나의 중심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그의 단단한 것으로 쓸어 올렸다 내리며 나를 애태운다. 그가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나는 안타까움에 들썩이고 그때마다 질꺽질꺽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 이제는 참을 수 없어-

제발 좀 어떻게 해줘-!!!


그를 끌어당기며 뜨겁고 뭉툭한 것이 슬쩍 밀려들어오려는 순간,


잠에서 깼다.


이미 7-8년쯤 된 꿈입니다. 남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그냥 독일 남자라고 꿈속에서 알았어요. 둘 다 말 한마디 없었고 상의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 여인숙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곳인데 너무나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제가 꾸는 꿈 대부분이 깨어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생생한 꿈이 많아요.


전 독일 남자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었는데 이 꿈 이후에 독일 남자에게 알 수 없는 호감(?)이 생겼습니다 ㅎㅎㅎ


꿈속에서 해소되지 않는 성행위는 흉몽이라고 해서 제가 오래 걱정을 한 기억도 납니다. 뭐가 안되려고 이렇게 찝찝하게 끝났지? 뭐가 어그러지려고 하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꿈 전후에 일이 지지부진하고 안 풀였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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