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빈티지 감성 <Before Trilogy>

by 브이룩 vlook

오랜만에 영화 소개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빈티지 감성이 가득 담긴 영화는 바로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그리고 <비포 미드나잇> 시리즈로 약 10년을 주기로 개봉되는 ‘비포 시리즈’ 입니다. 많은 여성들의 인생영화로 손꼽히는 이 시리즈는 두 주인공 셀린과 제시의 사랑 이야기를 10년 주기로 담은 영화인데요. 두 주인공은 세월을 그대로 받아들인 마스크로 다시 등장하고 둘의 대화로 영화 런닝 타임을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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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Sunrise>

90년대 중반, 유럽을 관통하는 열차안에서 만난 두 남녀는 어느 커플과 마찬가지로 설렘으로 시작하고 20대의 아름다움으로만 가득 채워진 서로의 모습과 ‘처음’ 이라는 투명하지만 왜곡을 일으키는 막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닿으며 사랑이라는 감정에 다가갑니다. 영화 제목 그대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됨을 알리는 해가 뜨기 전에, 새벽의 한기가 남아있되 태양의 빛이 몸을 비추기 시작하여 생명이 솟아날 것 같은 그러한 사랑을 둘은 시작합니다. 90년대 였기에,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도 없고 핸드폰조차 귀하던 때. 그 감성은 당대에도 유효한듯 둘은 서로의 연락처도 모른체 6개월 후 같은 장소, 비엔나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그들이 걸어다녔던 모든 길거리는 해가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이 둘의 부재를 아쉬워하듯 텅 빈 모습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당시 셀린의 나이는 24살로 20대 중반을 달리는 여성들의 보편적인 고민을 담았고 역시나 남녀의 대화에서는 ‘과거, 미래 그리고 섹스’가 빠지지 않습니다. 이 모든 대화가 이어지는 공간은 대화와 함께 진행 되듯 흘러가며 시공간이 애초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조르주 쇠라’ 의 그림들 처럼 인물과 배경의 경계가 흐릿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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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Sunset>

꿈을 꾸고 현실로 되돌아온 것처럼, 10년 후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주인공은 그간의 세월을 증명하듯 주름이 늘어나 있고 얼굴에는 자신의 가치관이 하나 둘 담겨있습니다. 비엔나가 아닌 셀린의 고향인 파리에서 만나게 된 둘은 사회 활동과 경험을 바탕으로 바뀌어 있는 각자의 모습을 하나 하나 훑기 시작합니다. 어색했던 기류는 대화와 함께 흩어지고 다시금 20대때의 각자의 모습을 찾고 찾아주면서 그들은,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조금만 힘을 빼면 보이는 아름다움, 평화 그리고 삶을, 놓치고 있다가 그 둘은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함께 보낸 하룻밤의 추억으로 다시 눈동자를 맞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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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Midnight>

딸 둘과 아들의 아버지가 된 제시 그리고 이혼남의 아내가 된 셀린. 이러한 타이틀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부담은 둘을 이어주고 있는 소중한 그 무언가를 깨뜨리려 자꾸만 무게를 더해갑니다. 사소한 것에서 부터 가장 중요한 것까지 틀어지며 대화로도 풀리지 않는 주제들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데, 더는 추억만으로 끊어진 실을 이어붙일 수가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이 둘 중 누구도 포기하진 않습니다. 사랑이라 함은 이어나갈 용기가 아닌지. 사랑이라는 단어 안에 우리가 억지로 끼어넣는 것들을 다 빼고 가장 마지막에 남는 것은 ‘용기, 포기하지 않을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녀뿐만 아니라 어떠한 관계에서든 우리는 ‘포기’해야할 순간들을 매일 마주칩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갈 용기를 가지고 있을까요?




- 브이룩 에디터 김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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