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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피디 May 25. 2016

# 위축

워킹마미 위캔마미 Walking mommy We can mom it

아침 낮잠을 재우려고, 

대충 아침밥을 우겨넣고, 빨래 돌려놓고, 젖병 삶아놓고  

대강 머리를 질끈 묶고,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나간다.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어느덧  11시 40분 


아침 햇살이 참 눈부시고, 


아이는 슬슬 눈이 감기고, 


마음이 푸근해지려는데


거리에 말끔한 정장을 입고, 곱게 화장을 하고, 목에는 각각 표찰을 단 여성들이 

한 손에 지갑과 핸드폰을 들고 삼삼오오 점심을 먹으러 쏟아져 나온다.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고개가 살짝 숙여진다. 


맨 얼굴에, 

머리는 질끈 묶고, 

우유 묻은 티셔츠를 입은 내가…… 숙여진다. 


공기처럼 그들 곁을 지나 

서둘러 나의 우주로 숨어 들어온다. 

by 글 예지영 / 그림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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