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자녀 양육

by 블루 스타킹


알을 깨고 나오너라!




예신이에게

전화 목소리를 들으니 적응 잘하고 있는 듯... 역시 내 아들!!

예성이는 예신 떠난 날 밤부터 훌쩍이며
'엄마, 형이 캠프 가면 내가 좋아할 줄 알았지? 근데 슬퍼... 형이 너무 보고 싶어'
한국에 와서 형과 단둘이 다녔던 지하철 역, 형과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하며 한참을 뒤척이다 잠이 드네.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던 사이 맞나??)

아무튼 예신이 떠난 날부터 엄마는 아기 둘 키우는 것 같아. 예성이는 태권도도 혼자 못 가고 엄마 꼼짝 못 하게 집에만 있으라 하고.....
그동안 예신이 예성에게 얼마나 커다란 존재였는지, 너의 부재로부터 너를 더 크게 느낀다.

예신! 문뜩문뜩 보고 싶네..






예진이는 엄마를 많이 닮아서 너를 보면 항상 나를 보는 듯했어. 엄마의 좋은 모습(?)도 닮았지만 엄마가 물려주지 말아야 할 모습(걱정, 불안, 소심, 강박, 결핍, 편협, 속단 등)도 예신에게 고스란히 넘겨준 게 아닌가 해서 미안할 때도 많았어. 그런 단점을 극복하는데 엄마는 30년도 더 걸린 것 같아. 아직도 헤매며 극복 중이지만... 그런데 요즘 예신이를 보면 열한 살 밖에 되지 않은 네가 엄마보다는 훨씬 빨리 그런 단점을 극복할 것 같다는 동물적 느낌! 바라기는 예신 스스로 행복한 인생을 찾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쉽진 않지 그게..





엄마가 이래라저래라 간섭도 많이 하고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타박도 많이 하잖니 그래도 꿋꿋이 너 갈 길을 가거라~~

주어진 환경이 때론 너를 힘들게 할 수도 결핍을 느끼게 할 수도 있을 거야... 인류의 삶이 원래 그런 거잖니. 8천만 년 전 우리 조상들도 돌멩이 하나 들고 그런 결핍과 빈곤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다 보니 적응하고 발전하고 지금은 그 당시로선 꿈도 꿀 수 없었던 세상을 만들어 놓은 것 아니겠느냐~~(물론 다 좋아진 건 아니지만) 너와 나 우리 모두 그런 조상의 후예들이니 두려울 것이 무엇이며 못할게 무엇이겠어^^ 인류의 진보를 믿어보자고!






예신이가 10대 초입에 홀로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어찌 보면 네 인생의 새로운 진보의 문을 여는 게 아니겠느냐. 설레며 떠났던 예신이가 어떤 기억들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올지 엄마도 기대~~

열린 마음으로 혹시라도 갖고 있었던 고정관념이 있다면 깨고 오너라~~ 알을 깨고 나오면 새로운 세상이 있단다~~

또 편지할게!

엄마가

<강원도 횡성 민사고 / 떠나는 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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