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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타킹 Jan 20. 2020

머물다 간다는 것

관계 맺기

런던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다.

보름 계획했던 한국 방문은 예기치 않은 일들로  한 달을 넘겼다. 막내가 아파 병원을 다니던 중, 아이들 고모부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

며칠을 함께하며 슬픔 속에서 그 분과 그분의 지난 삶을 만났다. 누이들, 어린 시절 친구들, 대학 동기들, 교직 생활 동료들.......

마지막 가시는 길 많은 분들이 다녀 가셨다. 영정 사진 속 그분은 생전에 그러셨던 것처럼 모두를 환하게 맞아 주셨다. 함께 했던 시간만큼, 간직한 추억만큼 그분을 기억하고 그리워했다. 우리는 그분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지난날들이 감사했지만 눈물로 그분을 보내드려야 했다.

그 분과 함께 했던 시간을 소중히 기억하는 사람들을 보니 살아 계신 동안 참 잘 머물다 가셨구나 싶었다.



이제 한 달간 머물었던 한국을 떠난다.

아쉬운 데로 짧게 혹은 길게 어딘가에 머물렀다. 머무는 동안 함께 했던 서로에게 ‘잘 머물다 갔다’고 기억되고 싶다.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 뵙고 싶었던 지인들, 하고 싶었던 일들, 많은 것을 놓치고 간다. 죄송하고 아쉽다.

머물던 생을 떠날 때도 그렇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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