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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런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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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타킹 Oct 03. 2018

집 앞에서 캠브리지 공작부인을 만나다!

런던 일상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주말을 제외하면 인적이 드문 집앞 골목길에 사람들이 서성인다. 제복 입은 경찰도 몇 보이고.

무슨 사고가 났나?
그러고 보니 골목길 건너 공원 입구에 망원렌즈를 든 사람도 한 두명 보인다.
곧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  급한 마음에  서 있던 이웃에게 인사도 생략하고 묻는다.

Me: ‘Who is there?’
Neighbor: ‘Duchess of Cambridge!’
Me: ‘Who is Duchess of Cambridge???’
Neighbor: (나를 잠시 처다 보더니) Catherine!!!
Me: 그게 누구지? 혹시...‘Kate Middleton????’
Neighbor: Yes!!!





이제 곧 공원에서 나와 차를 타고 출발 할 예정이란다.

옆에 서 있던 예준이는 빨리 집에 들어가자 하고, 인터넷을 하느라 100m는 뒤쳐져 오는 남편은 아무것도 모르고 핸드폰만 쳐다보며 걷고 있다. 갑자기 머리 속이 복잡 해진다. 남편을 소리 질러 불러야하나?......그러는 사이 공원 입구에서 그녀가 나타난다. 너무나 가까이에서 그녀가 미소 지으며 인사한다.  TV에서 보여주던 바로 그 미소다. 인사도 하지 못하고 말 한마디 걸지 못했는데 (내 마음은 참으로 그러고 싶었다!) 그녀는 차를 타고 바로 사라진다.





<캠브리지 공작부인 케이트 미들턴>



우리 모두는 멀어지는 차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목소리로만 묻고 답한다.

Neighbor: Did you see her???
Me: Yes.... but only for a second......

정말 딱 1초 였던 것 같다. 스치는 바람처럼 지나쳐 버린 1초. 그러나 한 참 동안 기억 될 것 같다.






항공사 승무원이였던 어머니와 같은 항공사 직원이였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평민(?) 케이티 미들턴이 어떻게 윌리엄 왕자와 사랑에 빠졌는지 큰 관심은 없다.

케이트는 대학 시절 윌리엄 왕자를 만나 10년 동안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다. 바람난 윌리엄을 끝까지 기다리다 Waity Kate 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는 그녀는 결국 왕실의 가족이 되었다. 이제 세명의 자녀를 낳은 어머니면서 캠브리지 공작 부인이 되었다.

그녀에게도 선물처럼 다가온 1초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인생의 결정적 1초의 순간을 놓치지 않아 지금의 그녀가 되었겠지.






뭐 시시한 신데렐라 이야기를 하자는게 아니다.

나는 인생의 결정적 순간들을 알아채지도 못했고 잡지도 못했다. 다만 성공(?)을 위한 그 어떤 것과 관계 없이 그 동안 삶에서 지나쳐 버린 1초의 시간들, 그 시간 속에서 만났던  순간의 인연을 그동안 너무 무심하게 지나쳐 버린게 아닌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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