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 스타킹 Apr 22. 2021

묻는 건 죄가 아니다

런던 갤러리 투어(1)-페이스 갤러리 런던


미국 미니멀리즘 작가 로버트 맨골드(Robert Mangold) ‘A Survey 1981-2008’ 전시에 다녀왔다. 왕립 예술 아카데미(RA: Royal Academy of Art) 건물 1층에 위치한 갤러리 페이스에서 전시 중이다.

< Pace Gallery London >


이번 전시 작품은 주로 동그라미, 세모, 네모와 같은 기하학적 캔버스에 연필로 직선 또는 곡선을 긋고 그 위에 모노톤 또는 파스텔톤 컬러로 표현한 드로잉 시리즈이다. 네모 반듯한 캔버스 드로잉에 익숙한 나는 다양한 형태의 캔버스 자체가 흥미로왔고 작품의 따뜻한 색감도 좋았다.


< A Survey 1981-2008>


요즘 소더비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Art and Finance’라는 6주짜리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수업을 듣다 보니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 생기고 관심도 커진다. 더불어 예술품 소장의 욕구가....


하여, 요즘 현대미술 갤러리 투어 중이다. 간혹 난해한 작품을 만나면 불편한 감정이 일거나 작품과 나 사이에 강한 단절이 느껴지는데 로버트 맨골드 작품은 뭔가 소통이 되는 듯하다. 오래 서서 작품 하나하나를 바라보는데 ‘Ring Image C’라는 연초록 동그라미 작품이 너무 끌리는 거다. 한참을 바라보다 ‘PRIVATE’이라고 쓰여 있는 문을 열고 당당히 들어가 물었다. ‘저 동그라미 얼마면 되냐고’.....

< Ring Image C >


(나중에 알았지만) 세일즈 디렉터가 벌떡 일어나 환하게 웃으며 나를 데리고 작품 앞으로 간다. 자기도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이런저런 설명을 해 준다. ‘그래서 얼마인데?’ 나는 다시 물었다.

그녀가 답한다. ‘£ xxx,xxx!’
’.......’ 나는 놀라지 않았다(안는 척했다.) 작품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음.... 좀 (많이) 작은 작품은 없어?’ 묻고는 명함만 받아 나왔다.



‘A Survey 1981-2008’ Robert Mangold(b.1937)
 @Pace Gallery London / 0421202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