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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타킹 Apr 22. 2021

이카루스의 날개

런던 갤러리 투어(2)-말보로 갤러리 런던


런던 말보로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영국 컨템퍼리 작가 빅토르 파스모어 회고전 ‘선 그리고 공간’.

< Marlborough Gallery London >


갤러리 투어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영국 전후 추상 미술가이자 건축가, 빅토르 파스모 (1908-1998). 테이트 모던에도 작품이 다수 소장되어 있고 일반 프린트 작품으로도 자주 접했는데 작품은 알고 작가는 몰랐던 경우. 판넬, 우드 보드에 오일, 페인트, 스프레이를 이용해 선과 공간을 만들고 색과 자연을 탐구한 작업이다. 이를테면 ‘Green Development’, ‘Black Rhythm’, ‘Brown Symphony’, ‘Milky Way’, ‘Voice of the Ocean’. 단순해 보이는 선과 공간, 색채 안에 진화, 리듬, 심포니, 은하, 바다를 표현(했다고)하다니!


파시모어는 아무런 계획 없이 선을 긋고, 물감을 뿌리고 그리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또는 재료가 이끄는 대로 작품을 완성했다는데. 제목들이 모두 그럴싸하다.


< LINE AND SPACE >


재밌는 작품이 하나 있었는데 이렇게 쓰여있다. ‘ Now that you have reached the sky, will you fall like Icarus’ = ‘ 네가 하늘에 닿았으니, 이제 이카로스처럼 추락할 것이다.’

이카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로(미궁)의 창시자인 장인 델라로스의 아들이다. 아버지와 함께 왁스로 붙인 깃털 날개를 달고 크레타 섬을 탈출하는데 태양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 말을 어기고 하늘 높이 오르다 왁스가 녹아버려 유명을 달리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욕심의 최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인데 페이스 갤러리에서 연초록 동그라미에 마음이 끌렸던 나를 돌아보게 한 작품이다.



‘LINE & SPACE’ by VICTOR PARSMORE(b.1908-1998)

 @Marlborough Gallery / 0421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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