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미숙 22살 / 27살 / 37살 : 어렸을 때는 다소 거칠고 당당하다. 하지만 본인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른다. 세월이 흘러가며 더더욱 소심한 성격으로 변해간다. 문제를 당당히 마주하지 못하고 숨거나 덮기만 하는데, 어느 날 그러한 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첫 번째 시도는 기철이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
기철 22살 / 27살 / 37살 : 한결같고 우직한 남자. 배려심이 있다. 겉으로 잘 표현을 하지 않지만 본인의 마음을 잘 아는 듯 보인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기다리다 다시 시도해 본다.
노래방 주인 : 단역.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본인의 직업에 충실하다. 하지만 거기까지. 손님들과 개인적인 친분은 원하지 않는다. (맹한 스타일로 연기해주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애인 : 미숙의 애인. 단역. 만난 지 얼마 안 돼 차인다.
한나 : 미숙의 친구. 조연. 대학 동아리 친구. 미숙과 기철의 사이가 범상치 않다고 느끼던 친구들 중 하나. 지금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고, 미숙과는 가끔 통화하는 사이.
내레이션
<배경>
어둑해진 무렵, 큰 길가
N : 미숙은 땅을 보고 걸었다. 오늘 하루가 무척 지루했다. 고단했고 길었다.
미숙 (37살) : (작고 낮은 목소리로 억울하게 혼잣말) 김 부장, 그 나쁜 새끼. 맨날 가로채고 지랄이야.. 쓰레기 같은 새끼...
N : 가을로 접어들고 있었다. 미숙은 살짝 걸쳤던 트렌치코트를 여미며 한숨을 쉬었다.
미숙 : (한숨)
N : 집으로 바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약속도 없었다. 지금 전화하면 나올 사람이 있을까 싶어 핸드폰을 꺼내 들었으나 웬만한 친구들은 모두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산다는 걸 상기하고 도로 집어넣는다.
미숙 :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오늘은.. 그냥 좀.. 혼자 걷다 들어가자.
N : 한참을 걸은 미숙은 문득, 길이 아닌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믿으며 걷고 있었는데.. 그냥 제자리걸음인 것만 같았다. 발 길이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어디론가 새로운 곳에 닿을 법도 한데 저도 모르게 늘 다니는 길로만 걷고 있었다. 매일 집과 회사를 오가는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것도 모자라, 산책길 마저 같은 동선으로만 움직이는 자신이 지겨워질 무렵 집 근처에 있는 노래방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미숙은 이 쳇바퀴에서 그만 벗어나고 싶었다.
미숙 : 실컷 노래나 부르고 나오자. 스트레스 확 풀리게.
E. 계단 내려가는 소리. 노래방 문 열리는 소리. 각자 방에서 부르는 노랫소리 섞여 나온다.
노래방 사장님 : 어서 오세요! (미숙의 뒤에 누가 따라 들어올 것을 기다리다) 아아.. 혼자 오셨구나. 시간은 얼마나 넣어 드릴까요?
미숙 : 일단... 삼십 분이요.
노래방 사장님 : 기본이 한 시간인데요?
미숙 : 그럼.. 한 시간 주세요.
노래방 사장님 : 네, (기계에 시간 설정하며) 일단... 한... 시간...
미숙 : (사장이 기계를 만지는 동안 혼잣말) 그럼 왜 물어본 거야...
노래방 사장님 : 자,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미숙 : 네..
N : 미숙은 사장의 안내를 따라 좁은 복도 중간에 위치한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노래방 사장님 : 맥주는 안 필요하세요? 여기, 물 한병이랑 새우깡은 서비스입니다.
미숙 : 술은.. 혼자 잘 안 마셔서.. 물은 잘 마실게요. 감사합니다.
노래방 사장님 : 아... 그러시구나. 그럼.. 즐거운 시간 되세요!
N : 사장은 문을 닫고 나갔다. 옆방에서 흥겨운 트로트 노랫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초저녁이었지만 벌써부터 취기가 오른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탬버린 소리도 들렸다.
미숙 : 다들.. 참.. 즐겁구나.. (건조하게) 좋구나.. 지화자... 나도.. 즐겁게 노래를 불러볼까..
E. 노래방 리모컨 조작음. 잠시 후 탁 하며 반주기계가 가동하는 소리와 함께 이상은의 '언젠가는'의 전주가 흐른다. 노래 나오기 전에 F.O.
N : 간주가 시작되자 뱅글뱅글 도는 조명에서 나오는 무지개색 광선이 방안을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첫곡으로 왜 이 노래를 골랐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노래를 부르며 새삼 가사가 마음에 와닿는 걸 느꼈다.
미숙 : (노래한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E. 회상 전환 효과음
기철 (22살) : 미숙아.
미숙 (22살) : 왜?
기철 : 넌.. 왜 그렇게 밥을 많이 먹어?
미숙 : 이씨.. 불만 있냐? 네가 사줄 거 아니면 입 다물고 있어라.
기철 : 에헤이.. 넌 여자애가 너무 과격한 거 같아. 그리고.. 입을 다물고 밥을 어떻게 먹냐?
미숙 : 이게 미쳤나... (숟가락은 번쩍 든다) 아오..
기철 : (미숙의 행동에 방어하려는 포즈와 호흡) 아.. 하여튼.. 쯧. 근데 너, 좀 천천히 먹어. 빨리 먹으면 건강에 안 좋데..
미숙 : 맨날 잔소리는.. 시어머니같이..
기철 : 이 지긋지긋한 잔소리 들을 날도 얼마 안 남았어 너..
미숙 : (밥 먹으며 무심하게) 왜? 너 뭐, 어디 가냐?
기철 : (볼에 뭍은 밥풀을 떼어주며) 나... 할 말 있어.
미숙 : 뭔데?
기철 : 하... 나 다음 주에.. 군대 간다.
미숙 : (먹던 밥 숟가락 딱 내려놓으며)...... (밥 입에 가득 물고 버럭) 야 이 새끼야,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떡해!???
기철 : 야 너 밥풀! 아잇 더러워 진짜!!
E. 회상 끝 효과음
미숙 : (노래한다)
눈물 같은 시간의 강 위에
떠내려 가는 건 한 다발의 추억
그렇게 이제 뒤돌아 보니
젊음도 사랑도 아주 소중했구나....
E. 회상 전환 효과음
기철 : 너.. 편지는.. 쓸 거지?
미숙 : (섭섭함을 감추며..) 미쳤냐... 내가 그런 걸 쓰게?
기철 : 치.. 면회도.. 올 거지?
미숙 : (땅을 발끝으로 탁탁 차며) 귀찮게 무슨..
기철 : 나 군대 가면 엄청 건강해져서 나올 거야. 밥도 많이 먹고, 너처럼.. 아야.. 야, 야 때리지 좀 마. 아우 씨, 아파.. 그리고 나는 편지 쓸 테니까 답장 꼭 쓰고.. 좀 멀긴 하지만 기차 타고 면회도 오고.. 혼자 오기 심심하면 누구 데리고 같이 와. 기차 안에서... 혼자 외로우니까.. 너 외로움 많이 타잖아..
미숙 : 이게.. 내가 무슨 외로움을 탄다고.. (울음을 참으며) 가서 힘들다고 찡찡대지나 말고 너나 잘해. 밥.. 잘 먹고..
기철 : (웃으며) 그래. 밥 잘 먹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으이구... 우리 미숙이.. 이 오빠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냐.. 응? (미숙을 살피다) 어... 너... 울어?... 응? (슬프지만 미숙의 눈물이 조금은 반갑다)에... 너 우는구나? 그치? (기철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바보같이 왜 울어..
E. 회상 끝 효과음
미숙 : (노래한다)
언제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제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E. 회상 전환 효과음
E. 식당 소음
애인 : 미숙 씨. 밥 먹다 말고 어딜 그렇게 물끄러미 봐요?
미숙 (29살) :.. 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애인 : 왜요, 아.. 저 사람.. 아는 사람이에요?
미숙 : 아뇨. 모르는 사람이에요. 우리 다 먹었음 이제 그만 나갈까요?
애인 : 어, 아직 반도 안 먹었는... O.L.
미숙 : O.L. 저 속이 좀 안 좋아서요. 집에 일찍 들어가야겠어요.
E. 장면 전환
E. 또각또각 발소리. 집 앞에서 멈짓, 멈추는 소리.
기철 : (반가운 한숨) 미숙아.. 잘 지냈어?
미숙 :... 너... 언제부터.. 기다린 거야?
기철 : 미안.. 연락도 없이 찾아와서.. 전화번호를 몰라서.. 마지막 편지 주소지가.. 여기길래.. 한번 와 봤어..
미숙 : 어제.. 너도 나 봤구나?
기철 : 응.. 그 식당에서..
미숙 :...
기철 :.. 같이 밥 먹던 그 사람은 누구야?.. 애인?
미숙 :.. 어.
기철 : 그렇구나..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어. 졸업하고 취직해서 혼자 서울 올라와 산다고.. 그렇게 얘기한 게 마지막이었는데.. 난 복학도 하고 졸업도 하고 취직도 했어.... 시간이 참 빠르다... 나는 광주야, 경기도 광주.. (사이) 너 그동안.. 잘... 지냈어?
미숙 : 응. 잘 지냈어.. (어딘지 불편하다. 급히 털어놓듯.) 나 결혼해. 다음 달에.
기철 :... (놀란다) 아.. 그.. 렇구나... (잠시 무안한 침묵 후 어색함을 없애보려 우스갯소리) 너.. 그 사람 앞에서도 막, 밥 많이 먹고 그래?
미숙 : 뭐?
기철 : 막, 입에 한 가득 밥 넣고 먹고... 그래?
미숙 : 얘가 뭐라는 거야...
기철 : 너 그렇게 밥 먹을 때.. 무지 귀여웠거든.. 그 사람이 너 그런 모습에 반했을 거야.. 솔직하고 당당하고 꾸미지 않은 그런 모습..
미숙 : (말 자르며) 불편해. (사이) 나 너 마주치는 거 불편해. 그러니까.. 앞으로 찾아오지 마. 그 사람이 오해해.
기철 : 그, 그래.. 그렇지.. 오해하겠네. 안 올게. 다시는...
미숙 : 그럼.. 잘 가.
E. 회상 끝 효과음
E. 또각또각 천천히 걷는 소리
N. 미숙은 노래방을 나와 다시 터덜터덜 걸었다. 아직 들어가고 싶진 않았지만 저도 모르게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떠오른 옛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나에게 꾸미지 않고 솔직하고 당당했던 모습이 있었나..' 하고 되짚어 보았다. 회사에서는 하고 싶은 말들을 아끼며 기계처럼 일만 하고, 아무 생각 없이 같은 동선만 반복하는 지금의 자신은 예전에 기철이 바라보았던 그 사람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그때 왜 결혼한다고 거짓말을 했을까.' 미숙 자신도 왜 그랬는지 몰랐다. 그때 기철을 보내고 애인에게는 전화로 이별을 통보했다. 모든 것이 다 권태스러웠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의 연애가 지나갔지만 감정이 메마른 듯 아무렇지 않은 시간만 흘렀다. 어느새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그냥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쳇바퀴 돌듯 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모든 것이 다 귀찮았다. 하지만.. 지금. 마음 한 구석에 피어오른 이 그리움은 무엇일까..
E. 걸음 멈춘다.
미숙 : (입안에서 읊조리듯) 기철이..
E. 핸드폰 조작음. 또각또각 다시 걷는 소리. 통화 연결음 소리
미숙 : (통화연결이 되고) 여보세요? 어, 한나야. 너.. 너 얼마 전에 니 남편 회사에서 우연히 기철이 봤다고 했지?..
한나 : (수화기 너머에서) 응, 전에 내가 너한테 얘기했었잖아. 우리 남편 서류 두고 가서 전해주러 간 날, 우연히 로비에서 마주쳤어. 다른 회사 다니다가 그쪽으로 옮겼다나..
미숙 : 어, 그렇게 얘기했었지..
한나 : 근데 갑자기 왜? 그때 얘기했을 땐 한 귀로 듣고 흘리더니..
미숙 : 어.. 그랬지.. 그랬는데.. (사이) 저기.. 남편한테.. 기철이 연락처 좀 알아봐 달라고 할 수 있을까?
한나 : 연락처? 너.. 기철이 연락처도 모르는 거야? 너네 옛날에 학교 다닐 때.. 친하지 않았니?
미숙 : 친하긴..
한나 : 얘는.. 이젠 좀, 얘기 좀 해봐. 너 기철이 군대 가기 전까지 매일매일 만났잖아. 둘이 동아리 끝나고도 맨날 붙어 다니고.. 주말에도 만나서 밥 먹으러 다니고.. 우린 다 둘이 사귀는 줄 알았어.. 너네 둘만 인정을 안 해서 그랬지..
미숙 : 우리가.. 그랬어?
한나 : 그랬지, 기집애야.. 그리고 말 나와서 말인데, 너 기철이 군대 간 이후에 많이 변했었어.. 그렇게 활달하던 애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우린 다 니 눈치를 봤다고.. 언제부턴가 기철이에 대한 거 물어보면 예민하게 반응하고.. 한 6개월쯤은 신나게 편지도 자주 쓰더니 어느 순간 우리가 기철이 얘기를 하면 너 슬쩍 자리 피했잖아. 그러다가 갑자기 안 하던 미팅, 소개팅 일주일에 한 번씩 하고 말이야.. 네가 그때 얘기만 하면 하도 예민해져서 내가 자세히는 못 물어보고 잊어버리고 지냈었는데... 너.. 그때 무슨 일 있었어?
N :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기철이 군대를 가고 나서 허전한 마음을 다른 곳에 눈을 돌리며 채운 것은 사실이다. 미숙은 자신의 마음을 몰랐다. 기철이의 마음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그렇게 허전한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매일 붙어다니긴 했지만 무언가 확실히 서로 좋아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얕은 마음이라면 차라리 그냥 모른 척하고 다른 일에 몰두하고 싶었다. 문득 미숙은 자기가 매사에 항상 그랬다는 것을 깨닫는다. 모른척하기.. 외면하기.. 도망치기.. 묻어두기.. 이젠 그러고 싶지 않았다.
미숙 : 어쨌든 기철이 연락처 좀 알아봐 줘.
한나 : 응 그래. 그거야 어려운 일은 아닌데.. 너.. 그 오랜 시간 동안 기철이랑 연락 끊고 지냈나 본데... 이제 와서 왜 다시 연락을 하게? 너.. 무슨 일 있어? (농담 반) 이제야 좀.. 혼자 사는 게 지겹냐?
미숙 : 응.
한나 : 어머.. 얘 좀 봐.. 얘가 진짠가 보네.. 미숙아 너 진짜 괜찮아?
미숙 : 나 괜찮아. (사이) 기철이.. 좋아했나 봐, 내가.
한나 : 뭐라고?
미숙 : 나 기철이 좋아한다고. 보고 싶다고...
N : 미숙은 번지수가 틀린 곳에다 대고 고백을 하며 자신이 지금껏 아무리 걸어도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았다. 모르는 척 외면하던 것을 마주한 순간, 미숙의 움츠러든 용기가 고개를 들었다. 늦었지만 더 이상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거기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았다. 아프면 포기했고 제대로 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연애도 일도.. 모르는 척하는 게 편했다. 불편하면 눈을 돌려 새로운 것을 보는 게 편했다. 이젠 그러고 싶지 않았다. 기철이를 제대로 다시 만나봐야겠다. 급해진 마음을 따라 미숙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E. 재촉하며 빨라지는 걸음 소리
미숙 : (마음이 급해져서)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알아봐 줘. 근데 너.. 걔 싱글인지 결혼했는지는 알아? 뭐? 안 물어봤다고? 하.. 너는 그런 것도 안 물어보고 뭐했니? 아니 그래도 그건 물어봤어야지.. 아니.. 남편 서류가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래, 급했겠지.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으면 그런 거 안 궁금...(하냐...)
E. 갑자기 멈추는 발걸음
N. 미숙은 걸음을 멈추고 눈앞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수화기 너머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시 정지 화면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다니던 길과 매일 들어가던 집 대문 앞에 익숙한 얼굴이 낯설게 서 있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늘 생각해왔던 것처럼 미숙의 머릿속에 갑자기 들이닥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집 앞까지 찾아왔다. 환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숙을 발견하고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 그 모습은 환상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 사람은.. 예전 모습 그대로 미숙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숙 : 기철아...
기철 : 오랜만이다, 미숙아.
E. 엔딩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