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전화번호 주면.. 안 돼?
[줄거리]
희영은 윤재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황당하다. 전 여자 친구와 어떤 이유로 헤어졌는지 목격한 희영은 윤재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황당하다. 같은 동아리 친구들은 학교 축제 공연 준비로 바쁘고, 윤재의 희영을 향한 감정을 눈치챈 보람은 은근히 희영을 부추기는데..
[등장인물]
윤재, 희영
보람, 근수, 선경
시연 (회상으로 앞부분에 잠깐 등장)
[회상]
E. 레스토랑 배경
시연 : 그게 무슨 소리야. (헛웃음) 헤어지자니? 이렇게 갑자기?
윤재 : 미안해. (사이) 너 좋은 사람이야. 알지? 곧 다시 좋은 사람 만날 거야.
시연 : 미친놈. 그럼 넌 날 왜 차냐?
[회상 끝]
E. 배경 out / 학교 동아리실로 장면 전환.
희영 혼자 창가에 앉아 있다.
M. 잔잔한 음악 시작
희영 (N) : 아.. 속 시끄러워.. 그날의 상황이 자꾸만 다시 떠오른다. 앞에 앉은 예쁜 여자는 헤어지자는 정윤재의 말에 황당해하더니, 막상 헤어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자 갑자기 거짓말처럼 차분해지며 수긍했다. 참.. 쿨하고 멋있다 싶었는데.. 돌이켜 보니 그 여자도 이상하다.
M. 음악 out
E. 동아리 실 문 열리는 소리
선경, 근수, 보람 들어오는 소리
선경 : (반 놀리는 투) 야, 너 이번 축제때 뭐 한다구?
보람 : (배꼽 잡으며) 아하하하, 얘 리코더 분다잖아 ㅋㅋㅋㅋㅋㅋ 리코더~~
선경 : (따라 웃으며) ㅋㅋ 아니 무슨 ㅋㅋ 아카펠라 동아리에서 리코더를 불어 ㅋㅋ
근수 : 야, 리코더가 얼마나 멋진 악긴데? (버럭) 너네가 뭔데 리코더를 무시해! 우씨...
선경 : ㅋㅋㅋㅋㅋ 그래 잘해봐라 한번 ㅋㅋㅋ 기대할게! (구석에 찌그러져있는 희영 발견) 어? 야, 희영아! 너 일찍 와서 혼자 뭐 하고 있었어?
근수 : (맞장구) 그러니까.. (걱정) 너 전공 수업도 다 안 듣고 중간에 나가면 어떡하냐..?
보람 : 오오... 유희영, 일 년 꿇게? 아아..! 그러면 정윤재랑 같이 졸업할 수 있겠네? 아하하하..
선경 : (O.L) 아, 그런 거였어? ㅋㅋㅋㅋㅋ
근수 : (O.L) 아.. 설마... 그리고 쟤가 수업 안 듣는다고 일 년 꿇겠냐.. 프랑스에서 살다온 앤 데..
희영 : (O.L) 야야, 최보람.. 그런 거 아니거든? 아, 너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을 하냐..
보람 : (웃으며) 오우 야, 농담이야, 뭘 그렇게 예민하냐? (은근히 떠보는 말투) 그리고 윤재가 뭐 어때서? 잘 생겼지, 공부도 잘하지. 야 그리고 걔, 집도 디게 잘 살아.
선경 : (조심스럽게) 근데 걔 여친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근수 : (덩달아) 그 여친이 보람이 니 친구라며?
보람 : (태연) 응. 그랬지. 근데 지금은 아니야.
선경 : (놀라며 큰소리로) 절교했어?
보람 : (정색) 아니~ 나 말구우. (손톱 쳐다보며 대수롭지 않게) 걔네 둘. 며칠 전에 헤어졌데.
근수 : 진짜?
선경 : (근수랑 거의 동시에) 왜?
희영 (N) :.. (설마) 보람이도 그 이유를 아나..?
보람 : 왜? 음.. 몰라? (세상 쿨하게) 그냥 헤어졌으니까 헤어졌겠지, 뭐.
근수, 선경 : 에이.. 뭐야...
선경 : (분위기 바꿔서) 근데... 전에 보니까... 걔.. 희영이한테 관심 있는 거 같던데.. (희영을 떠보려) 희영아, 너도.. 걔한테 마음 있어?
희영 : (정색) 아니이, 미쳤냐..?
선경 : 뭘 미칠 것 까지야... (솔깃) 하.. 그럼... 내가 한번.. 들이대 볼까? (호들갑) 걔 완전 내 스타일이던데..
근수 : 야야야, 너는.. 들이대긴 뭘 들이대, 니가 지금 그럴 때야? 너 이번에 또 전공 F 뜨면 진짜 끝이야.
선경 : 아이씨.. 몰라 몰라.. 아하! 그러면 내가 정윤재랑 같이 졸업하믄 되지 뭐 ㅋㅋㅋㅋ
근수 : 뭐래... 아우(E. 선경에게 딱밤)... 이 철없는 것..
선경 : 아, 아파!! (근수랑 티격태격)
보람 : (절레절레) 쯧쯧쯧.. 야, 그나저나. 희영이 너, 그때 왜 안 왔어?
희영 : 어? 아.... 그 술자리..?
보람 : 으이그 그래. 그날 윤재도 왔었는데.. 너 안 오냐고 계속 물어봤어. 한참 기다렸다, 야. 계속 문 쳐다보구..
희영 : 치.. 기다리긴 누굴... 아, 왜 기다려.. 진짜 이상한 애야..
보람 : 그래서.. (희영의 눈치를 살피며) 너네 둘, 뭐 있긴 있는 거야?
희영 : (정색) 있긴 뭐가 있어, 그날 처음 봤다니까.. 아니.. 처음 본건.. 아닌가.. 두 번짼가..
보람 : (살짝 놀리는 투로) 오오 두 번째 보는 거였어?
희영 : 아니, 그게 아니라.. 휴.. 됐다.
보람 : 됐긴 뭐가 돼.. 야. (안타까움) 너 여태까지 한 번도 남자 사귄 적 없잖아. 이쁘장하게 생겨가지고.. 너 그러다 이상한 소문 난다.
희영 : 뭐? 아, 뭐래.. 이상한 소문은 무슨..
보람 : 에에? 야.. 그러지 말고. (답답) 아쫌, 소개팅을 좀 나가던가 아니면, 하다못해 술자리라도 좀 끼어. 맨날 수업 끝나면 집에 가구.. 신데렐라야 뭐야... 아니, 집에다 무슨 꿀단지를 숨겨놨나.. 그러니까 남자가 안 꼬이지... 너 설마.. 남자가 아니라.. 여자를 원해?
희영 : 뭐어?
보람 : (O.L) 근데 뭐 딱 봐도 그건 아닌 거 같구.. 아님.. (호들갑) 아 너 진짜, 자취방에 남자 숨겨 놓은 거 아냐??
희영 : (황당) 아, 얘가 지금 뭐래... 야! (머리 아프고 귀찮다) 이상한 말 할 거면 저리 가서 쟤네들이랑 놀아.
M. 재밌는 음악.
선경 : (휴대폰 어플을 보며) 아... 소개팅 어플은.. (E.화면 넘기며) 이렇게 화면으로 볼 땐 좋은데.. 막상 만나면 다 별로란 말이야..
근수 : 야.. 그런 데서 남자 잘못 만나면 어쩌려구.. 아, 너 그 어플 이제 끊는다며!
선경 : (절규) 아.. 나 외로워, 외롭다구우! 곧 있음 축젠데 나 솔로인 거 싫단 말이야. 그때까지 반드시 남자친구 만들 거야. 옆에 딱 끼고 축제를 만끽해야지~~ ㅋㅋ 아... 빨리 남친 생겼음 좋겠다.. 아씨.. 정윤재 딱 내 스타일인데... 하지만 유희영은 내 친구니까.. 친구의 썸남을 빼앗을 수는 없지.. 암.. 썸에도 상도가 있고 위아래가 있는 법. 휴.. 그러니까 어플이나 열심히 파봐야지..
근수 : 아유 씨. 백날 파봐라, 남친이 생기나. 그러지 말고 니 주위를 좀 둘러봐. 좀.
선경 : 주위? 내 주위?
근수 : 아니... 그...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잖아. (목 긁는 소리) 가까운 데서 남자 친구를 찾아보라는 말이지 내 말은...
선경 : (진심 황당하게 웃으며) 야! 내 주위에 남자가 어딨냐? ㅋㅋㅋ 있으면 벌써 사귀었지. ㅋㅋ 얘가 뭐래.. 참 나.. (어플로 눈 돌리고 손가락으로 E.화면 넘기는데 열중한다)
근수 (N) : 아 놔 진짜... 씨... 그럼 난 남자가 아니고 여자냐.. 후....
음악 out
E. 장면 전환. 야외 캠퍼스
잔디밭 급하게 걷는 소리
윤재 : (두리번거리며) 이상하다.. 방금 여기로 들어가는 거 봤는데.. (사이) 혹시.. 숨었나.. (귀여운 듯 웃음)
희영 (N) : (나무 뒤에 숨어서) 후... 뭐야.. 아, 왜 여기서 마주쳐? 여기 애들 잘 안 지나다니는 덴데.. (속상) 아씨.. 나 혼자 조용히 산책하려구 뚫어 놓은 덴데.. 씨...
윤재 : (희영 발견) 여깄었네?
희영 : (O.L)아, 깜짝이야!
윤재 : (웃으며) 놀랐어?
희영 : (한숨섞인) 어우...
윤재 : 설마.. 나 피해서.. 숨은 거야?
희영 : ...
윤재 : (웃음) 그랬나 보네.
희영 : 넌 왜 자꾸 나만 보면 웃어?
윤재 : 응? (웃음) 그러네. 너만 보면 웃네.
희영 : 뭐?
윤재 : 너랑 있으면 재밌나 봐.
희영 (N) : 내가 웃기는 애라는 거야 뭐야...
윤재 : 밥 먹었어?
희영 : (뾰족) 그리고 넌 왜 맨날 밥 타령이야?
윤재 : 응?
희영 : 하.. 됐고.. (경계) 뭐야, 왜? 왜 찾아왔어 또. 그리고 여긴 어떻게 알아, 언제부터 알아?
윤재 : 너를 따라오다 보니...(주위를 둘러보며) 와.. 여기 이쁘다. 한적하고.. 우리 학교에 이런 데가 있었네? 근데, 너무 외진 거 아닌가..?
희영 : 뭐래... 아.. 여기 나만 아는 데였는데..
윤재 : 그랬어? (속삭이듯) 모르는 척해줄게.
희영 : (윤재의 변죽에 어이없어 조금 웃는다.)... 허... 치..
윤재 : 어.. 웃으니까 예쁘다.
희영 : (두근).. 뭐..?
윤재 : (웃는다)
M. 설레는 느낌 조용하게
희영 (N) : (고개를 돌리며) 뭐야.. 얘는 왜 이렇게 사람을 자꾸..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 나도 모르게 자꾸 같이 있는 게 편안해지네.. 대단한 친화력이다 암튼.. 근데 왜 이렇게 나를 빤히 쳐다보는 거야? 오.. 속눈썹이 무지 긴데? (정신 차리며 고개 돌린다) 어잇, 아니야, 왜 이래? 정신 차려. 그 이유를 생각해. 그 여자랑 헤어진 이유가 그거라면.. 지금 나한테 이러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무슨 수작이 있는게 분명해.
윤재 : 무슨.. 생각해?
희영 (N) : (경계) 그리고.. 그 헤어진 이유가 그냥 핑계라고 해도.. 그런 걸 핑계로 헤어지는 남자면.. (태세 전환) 완전 몹쓸 놈이잖아! 여자를 기만해도 정도가 있지.. (다짐한다) 안돼, 안돼.. 틈을 주면 안 돼..
음악 F.O.
윤재 : 희영아..
희영 : (철벽) 됐고. 딱히 할 말 없지? 나 이제 그만 갈게. (E. 간다)
윤재 : (가려는 희영의 E. 팔을 잡으며) 잠깐만!
희영 :...?(윤재를 올려다본다)
윤재 : (희영을 보며 얕은 한숨을 쉰다) 전화번호 주면 안 돼..?
희영 (N) : (난처하다) 아 놔, 이 자식이 진짜!!!
M. 엔딩 테마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