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받을 일이 없어요
삼 년간 일했던 가게를 마지막으로 정리하러 간 오늘,
건물 사무실에서
애매한 타인의 ‘결혼 축하드려요’라는 인사를 들었다.
오늘이 지나면 다시 보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아. 어디서 결혼 소식을 들었구나….
인사치레로 하는 가벼운 축하 인사에
‘결혼 안 했어요.’라는 대답을 할 기력이 없었다.
“네. 감사합니다.”
감정을 누르고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가짜 웃음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한마디 하는 것이
편했다.
닿을 곳 없는 축하들은 어디로 갈까.
민들레 홀씨처럼 가볍게 날아와도
어딘가에 닿아 뿌리를 내렸다면 좋았을 텐데.
이전에 받은 진심 가득 담긴 고마운 축복들은
내 맘 한 구석에 뜯어볼 수 없는 크리스마스 카드들이 되어 먼지가 잔뜩 쌓여버렸다.
모든 일이 순탄하게 흘러갔다면
진심이 담기지 않은 가벼운 축하 인사조차도
고이 접어 한 곳에 두었겠지.
버리지 못할 쌓여버린 말들로 꽉 찬 공간에는
이제 자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