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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Dec 29. 2022

붉은 빛의 소유자는 누구일까

 이 아름다운 붉은 빛의 소유자는 누구일까. 이를 보는 사람일까, 이를 소유한 자연일까. 소유자가 누구인들, 그게 무엇이 중요할까. 그냥 이 아름다운 붉은 빛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인 것을. 


 나도 이 세상에 태어나 사라지는 한 점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지금 살아가는 이 한 순간, 한 순간이 헛되이지 않다는걸 믿고 싶다. 힘이 들때도, 웃고 떠드는 날이라도, 세상 만사 행복하지만은 않은 순간이라도, 오래오래 간직하고픈 순간이라도, '나'라는 이 객체는 너무나도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래서 너무나도 고맙다. 한 순간 한순간에 그저 충실하게 삶을 이어가는 '나'에게 고맙다.


 누구는 생각한다. 무엇인들 중요하지 않겠냐고. 요즘엔 몸 소 느낀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들이 사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때도 있고, 내가 틀리다고 생각한 길이 의외로 맞을 때도 있다. 그래서 무엇이든 닥치면 그냥 해보려는 용기도 생겼다. 세상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느껴지는 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껴보려고 해.


 사람들이 말하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중요할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고 뱉어내는 이 단어들과 감정들, 눈으로 보여지는 장면들이, 그리고 그 장면안에 있는 내가 너무도 중요하다는걸 안다. 이 안다는 것을 위해 난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하고 시련을 거쳐왔는지. 그냥 내가 가는대로. 놔두는게 나의 목적이자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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