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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Mar 09. 2023

[오지롭게] 갈수록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녀는 인생을 좀 더 살다보면, 좀 더 깨우치면 더 많은 것을 알 줄 았았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린 지금의 상태를 긍정적으로 보고 마음공부도 열심히 했고, 자신을 더 많이 알아가고자 매일 일기를 쓰며 노력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생하고, 탐구한 지금 상황에서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고, 갈수록 더 모르겠다고 느꼈다. 그게 그녀를 더 허무하게 만들었다.


 일은 점점 더 꼬이고, 안좋은 일이 겹쳐서 미친듯이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는 미쳐버리지 않는게 더 이상하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누구라도 미쳤을꺼라고. 그냥 하라는대로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의아했다. 차라리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픔이 있으면 그만큼 성장한다는 말은 개뿔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아무 의미없는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카페에 앉아있는 오늘, 글을 쓰는 것도 집중이 안되고, 주변으로 정신이 분산된다. 그녀는 매우 답답하다. 지금 당장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도, 분명 무언가 잘 못 온거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되돌아 가는 방법도 모른다. 잘 살고 싶었던건데… 그저 잘 살고 싶어서 했던 모든 행동들이 자신을 더 아프게 한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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