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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Oct 03. 2019

사람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2)

1년 세계일주 그 후/마이웨이 인생이였던 내가 사람을 찾는 이유

세상은 혼자 사는거라며 마이웨이를 걷던 내가 최근에 들었던 말.


"낯 하나도 안가리죠?"

"친화력 진짜 좋다."

"세계 사람이 모두 친구인 사람이네."


어느 무리에 껴도 겉도는 느낌이 났다. 

페루-남미에서는 달마시안도 오드아이 개들도 모두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다.


 어디를 가든 대화 통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고 느꼈다. 내가 혼자인 정당성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했다. 혼자 세계일주를 떠난 이유도 그랬다. 장기로 같이 여행할 친구가 없기도 했지만, 나하고 맞는 사람이 내 주변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기주의, 개인주의 성향이 날 떠나게 만들었으므로, 정말 감사한 일이다.)


 여행 중반이 지나갈 무렾. 여행이 지겹고, 안좋은 일이 계속 쌓이고, 오랜 여행으로 기력이 딸려서인지 예전보다 자주 아팠다. 그때마다, 항상 혼자 해결하려고 하던 내가, 사람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맞다. 어쩔 수 없이 난 인간이였기 때문에, 부정하려고 애쓰던 '외로움'이 위기상황에서 꿈틀꿈틀 튀어나왔다.




 여행에 지치고 지겨울때, 멕시코에 도착했다. 많은 도시를 여행해도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없었다. 언제나 '서울' 바라기였으니깐. 멕시코는 달랐다. 여기야말로 내가 살고 싶은 나라다! 발이 어디를 닿든 행복했다. 아리까리한건 멕시코는 서울과 완전 다른 분위기라는 점이다.


 걸어서 30분이면 다 돌아보는 소도시인 멕시코 '산크리스토발'에 한달을 정착했다. 지금의 내가 이 글을 쓰고, 가치관이 바뀐건, 그 시기 덕분이다. 산크리스토발 한인민박 '호베네스'. 지금은 사라졌지만, 4인실 도미토리에서 같이 지냈던 언니, 오빠와 2인실 커플실을 쓰던 부부, 두명의 사장님 덕택에, 잊고 있었던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 아프면 죽을 해주던 언니와 사장님, 맛집 있으면 같이 먹으러 불러내 준 언니, 오빠. 아침마다 같이 밥을 먹으며 떠들고, 밤에 모여서 노랠 부르고 술을 마시고, 같이 캠핑을 가고, 한식을 만들어주던 고마운 사람들. 


 그때 인생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밥은 같이 먹어야 더 맛있고,
재밌는건 같이 봐야 더 재밌고,
감동은 같이 느껴야 더 크게 오는거구나.  


그 이후 내 여행은 완전히 달라졌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그야말로 행복이다.

내가 여행에서 갖고 온 제일 큰 보물이 '사람'이다.


 그 이후 내 여행은 완전히 달라졌다. 마인드가 달라지니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더 재밌으려면 같이 해야하고, 계속 같이 하려면 배려해야 하는구나.' 누구는 그럴지 모르겠다. 그걸 25살 먹고 알았냐고. 맞는 말이다. 정말 늦게 깨달았다. 그냥 알려주기만 했지, 왜 그런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늦게라도 깨달은 나와 깨닫게 해준 인연들께 정말 감사하다.

 

 동행을 만나기 전에 말 못하고, 어색해지면 어떡하냐며 걱정하면서도, 일단 만나면 입에서 봇물처럼 터지는 말때문에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그 이후부터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냥 내 머리와 입에 상황을 맡겼다. 


페루-와라즈


 콘서트, 1박 2일 락페스티벌, 서울 여러 궁, 남산. 내가 가고싶으면 무조건 갔다. 대부분 혼자 다녔다. 혼자하는데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용기가 없는 사람들'. 그렇게 나만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치부했다. 그들은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같이 할때 느끼는 행복을 아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지금은 혼자하는게 꺼려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콘서트가서 너무 잘 놀더라.)


내가 바뀐 이유는 이 때문이다. 내 인식이 바꼈기 때문이다.

'난 혼자 있어야 편한 사람이야.' 가 '같이 해야 더 재밌다.' 로 바뀌자, 내 두뇌가 생각하는게 바뀌고, 행동이 바꼈다. 역시나, 모든게 무의식에서 흘러나온다. 누누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에너지가 맞는 사람끼리 합쳐질 때, 시너지는 몇배로 더 커진다. 좋은건 더 좋게, 나쁜건 나눠 가짐으로써 더 완화된다. 개인적으로는 내향적이건 외향적이건 특별히 상관 없는 것 같다. 내향적인 성격은 표현하고 느끼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자신과 비슷한 에너지를 만나면 그들의 시너지도 분명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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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신 당신께, 감사합니다.


전편 : 나는 '개인주의'를 포장한 '이기주의'였다. 

https://brunch.co.kr/@jiyun666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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