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그날, 1년 동안 세계일주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긴장이 풀렸는지 마음에도 쉼이 왔다. 어둡고 고요한 쉼. 모든 행동을 강제 스탑해야 했다. 의도하지 않았다. 젊은 20대 중반의 패기로 훨훨 날아다니고 싶었고, 더 큰 꿈을 꾸었기에. 그러다가 명상을 알게 되었고, 그러다 끌어당김 법칙을 알게 되었다.
시크릿, R=VD, 끌어당김의 법칙. 소위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해도 꿈이 이루어진다는 법칙이다. 그런 세계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기에, 무척이나 신기했다. 마치 마법같지 않은가... 요술을 부리고 싶었다. 그래서 보란 듯이 잘 해내고 싶었다. 그 짓을 7년 동안 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비법을 보고 들으며 노력했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점점 뒤쳐져갔다. 꿈과 멀어지는 현실을 보며 이건 꿈이 이루어지기 전에 일어나는 병목현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가만히, 바랬다. 아둥바둥 사는 사람들을 보며 비웃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고. 그런 방법으로 해봤자 에너지만 닳는 거라고.
쓸데없지 않았다. 이 과정을 통해 진짜 욕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잘되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화려하게 컴백하고자 하는 표면적인 꿈 뒤에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사실 불특정 다수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라기보다는, 어릴 때 충족되지 않은 가족들로부터의 욕구가 불씨를 남겼고, 그 불씨가 번져 남들에게까지 옮겨 붙은 격이었다.
누워있는 동안 깊은 자아성찰을 하면서 내 안에 있던 끝없는 자기혐오와 마주칠 수 있었고, 죄책감, 우울함, 슬픔, 무기력함을 마주할 수 있었다. 지금와서 보면 인생에서 꼭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시기다. 그 시기가 있었기에 사람을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모든 존재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이기적인 방법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게 인간에게는 정말로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도. 특히 나에게.
나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잘 몰랐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도 몰랐고. 사랑과 따뜻함이 중요하다는 것도 몰랐다. 그런 이기적인 나에게 사랑과 따뜻함을 알려준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감사함을 알 수 있었고, 나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피울 수 있었다.
좋은 결과도 있지만 이제 이런 시간을 그만둬야겠다는 결심이 든 건, 단순히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 싶어서다. 알게 된 것도 많고, 깨달은 것도 이만하면 됐다. 하지만 문제는 7년동안의 생각들이 자리잡은 습관이다. 습관. 이 습관을 7년에 걸쳐 쌓아오다 보니 벗어나기도 어렵다는 걸. 벗어나려면 지금까지 해 온 시간만큼 걸릴 터였다. 관성이 붙었기에 멈추는데도 힘이 필요하다. 병에 가둬둔 벼룩이 결국 뚜껑이 열려도 병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습관이 한계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성취하는 경험이 필요할 때다.
누워서 달콤한 꿈에 젖어있던 때보다 고군분투하며 괴로워하던 시절이 훨씬 의욕이 넘치고 행복했다. 상상과 꿈이 아예 쓸모가 없다는 건 아니다. 허무맹랑한 꿈을 계속 갖고 간다는 건 사실 인간에게 너무나도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로 성공사례도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극과 극을 경험해 보니 난 그냥 인간답게 실패하고, 인간답게 다시 일어나고, 노력하고, 울고, 웃고, 화도 내는 그런 과정들이 더 맞다. 사람마다 맞는 방법대로 살면 되니까, 나도 나에게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았다.
사실 모른다. 최적의 방법인지도. 근데 그냥 다시 7년 동안 노력해 보려고. 시간이 지나면 또 저쪽으로 인사이동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 내 마음이 그러니까. 그렇게 해보련다. 고군분투하고, 계획하고, 여러 가지 시도해 보련다. 움직여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