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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Dec 01. 2021

회색빛 성숙

물론 지금도 젊은 나이라면 젊지만, 20대 초반에 불타오르던 젊은날을 생각해보면 

나의 미래는 항상 선명한 단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강하고, 짙고, 누가봐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색.


지난 3년을 생각해보면 점점 색을 잃고 어둡고, 뿌연, 그런 색으로 변해왔다.

지금의 날 색으로 표현하자면, 나는 아직은 색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탁한 노란색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면 신기하게도 너무도 회색, 잿빛이 생각난다.


근데 어째서인지 선명한 색보다는 짙고, 희미한 회색에서 성숙한 향이 난다.

현재에 좋은 날보다, 울상짓는 날이 더 많은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성숙한 향이 마음을 되려 편하게 만든다. 

모든 색이 합쳐지면 검은색이 된다는데, 어쩌면 나는 잘하고 너무도 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는 세상의 모든 감정을 다 느끼기 위해서라는 나름의 철학을 만들었는데

내 사전에서라면 나는 너무도 잘하고 있기에.

지금 좀 힘이 들어도, 잘 이겨내보자. 라고 전한다.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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