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날 아무 이유없이 사랑해주기만을 외치면서
엄마는 나에게 조건적인 사랑을 가르쳤다.
하느님을 믿으면 좋은 딸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 나쁜 딸
예수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기도하면 이쁜딸
일요일에 친구랑 놀면 나쁜딸
나보다는 하느님.
엄마말은 안들어도 하느님 말은 들으라는 엄마.
나는 보지도 못한 존재를 위해 내 몸과 마음을 받혀야했다.
엄마에게 나는 하느님의 딸일 뿐이였다.
박탈감....
부모라는 존재에게 사랑받기 위한 처절함.
그리고 이유없이 나쁜 딸이 된 나....
그렇게 나는 조건적인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런 조건적인 사랑을 받아오다 보니
나 또한 누구에게 조건적인 사랑만 주게 되었다.
무엇을 바라고, 어떻게 해주길 원하고, 맞다는 기준을 들이밀고.
사실은 슬픈건데.
그저 날 아무 이유없이 사랑해주기만을 외치면서.
날 사랑한다는 증거를 열망하면서
사랑을 나누고 판단했다.
어쩌면 정말로 사랑받고 싶다는 모순.
이제 나는 정말 아무렇지 않으니
돌아가자
익숙한 저 언덕 너머
<이영훈 -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