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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Oct 28. 2021

어쩌면 정말로 사랑받고 싶다는 모순

그저 날 아무 이유없이 사랑해주기만을 외치면서

마는 나에게 조건적인 사랑을 가르쳤다.


하느님을 믿으면 좋은 딸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 나쁜 딸

수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기도하면 이쁜딸

일요일에 친구랑 놀면 나쁜딸


나보다는 하느님.

엄마말은 안들어도 하느님 말은 들으라는 엄마.

나는 보지도 못한 존재를 위해 내 몸과 마음을 받혀야했다.


엄마에게 나는 하느님의 딸일 뿐이였다.

박탈감....

부모라는 존재에게 사랑받기 위한 처절함.

그리고 이유없이 나쁜 딸이 된 나....


그렇게 나는 조건적인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런 조건적인 사랑을 받아오다 보니

나 또한 누구에게 조건적인 사랑만 주게 되었다.

무엇을 바라고, 어떻게 해주길 원하고, 맞다는 기준을 들이밀고.


사실은 슬픈건데.

그저 날 아무 이유없이 사랑해주기만을 외치면서.


날 사랑한다는 증거를 열망하면서

사랑을 나누고 판단했다.

어쩌면 정말로 사랑받고 싶다는 모순.


이제 나는 정말 아무렇지 않으니

돌아가자

익숙한 저 언덕 너머

<이영훈 -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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