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지 Dec 07. 2021

무인도 개는 행복하다

행복의 장벽을 높이 세운건 내가 아닐까

행복은 확실히 존재할까


 무인도에서 뛰어다니던 진돗개는 새 시체를 먹으면서도 행복해보였다. 갯벌에서 아무렇게나 똥을 싸고, 몸에 진드기가 붙어서 등을 긁으면서도 웃고있었다.


 동물협회가 무인도에 갇힌 개를 구하는 순간에 하는 말이 이 친구를 위한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는, 입을 활짝 벌려 웃는 진돗개의 모습을 보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인도에 갇힌 개일까 구조된 개일까. 생각한다면,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나 스스로를 무인도와 진드기에게서 구해 더 좋은 환경으로 인도하고자, 겨우 진드기밖에 없는 자유로운 공간인 무인도에서 나를 구출한.


 어쩌면 나는 큰 욕심으로 큰 행복을 놓친게 아닐까. 나는 애초에 좋지 않은 환경에 태어난게 아닐까.

  단점을 찾아내 완벽해지고자 했다. 돈, 명예, 인간관계. 조금씩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들에서 완벽을 갖고자, 남과 비교하면서 더 높아지고자 했다. 더 우월해지고자 했다.


 나는 결국 행복의 장벽을 스스로 쌓은 셈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나의 선택으로 이 자리에 있다.


작가의 이전글 한 사람으로 배우는 세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