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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Jan 31. 2022

가장의 책임감

인터스텔라에서 찾은 가장의 인류애적 책임감

가장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오랜만에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게 되었다. 개봉할 당시 2번을 영화관에서 봤지만,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새로이 다시 느꼈다.


 5차원을 찾기까지, 그리고 새로운 행성을 찾으려는 욕망, 인류를 구하려는 열망. 그에 관한 것들이 신기하게도 사랑으로 엮어진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영화를 그리고, 가족애부터 시작된 큰 그림, 모두 새롭게 와닿는 내용이였다. 나도 나이가 먹어가면서 철이 들어서 일까, 혹은 많은 경험들로 내 인생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걸 느껴와서 였을까, 어렸을때 느끼지 못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에서 머피는 쿠퍼를 향해 당신은 우리 모두를 버렸다며 분노한다. 만약 쿠퍼가 머피의 아버지가 아닌 한 우주비행사였다면, 그에게 그렇게 큰 분노를 느꼈을까. 머피는 아버지를 기다렸다. 아버지가 나를 다시 보러올거라는 기대. 행성을 찾거나 인류를 구원해줄거라는 기대도 분명 있었겠지만, 자신을 다시 보러올거라는 기대가 훨씬 컸다. 


 쿠퍼 역시,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아니였다면 그 길을 떠났을까. 가장이라는 존재는 참 그런 것 같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족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아주 크게 자리 잡혀있지 않을까. 감히 말해본다. 결국 쿠퍼가 인류를 구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소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시작된거라고. 


 참 신기하다. 자신을 사랑할때보다,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때, 더 사랑을 느끼고, 누가 요구하지 않아도 희생과 노력이 피어나고, 기꺼이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것. 그때 더 힘이 강해진다. 차에 깔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혼자 차를 들어버리는 어머니 이야기나, 고속으로 달려오는 차에 치일뻔한 아이를 엄청난 속도로 구하는 아버지들의 영상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이다. 자신도 모르는 힘이 나오는 이유는 딱 하나로밖에 설명 할 수 없다. 


 사랑. 그리고 책임감.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미래에 있을 내 아이들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힘이 쏟는다. 이런게 내 안에 있다고? 아직 결혼도 해보지 않은 내가? 왜일까? 인간에게는 이 책임감이라는 유전자가 오래오래 내제되어 앞으로의 진화를 꾄다.


 아들러는 '공동체 감각'을 중요시했다. 너가 있기에 내가 있고, 가족, 사회, 나라, 지구, 멀리는 우주까지도. 어쩌면 그 공동체 감각이라는건 최소의 단위로 부터 시작해, 먼 훗날 후손들이 살 그 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용기와 힘이다. 정말 당장 밥 한끼가 힘들고 벅차더라고, 우리 인간에게는 책임감과 용기가 내제되어 있으니 아주 강한 존재라고 알려주고 싶다.


그렇기에.

한국에 살아가는 모든 가장.

감사합니다.

그리고.

화이팅.


아이슬란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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