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잃고 방황하던 나에게

by Carpe diem

마음을 찾습니다

김지영


부산한 마음 갈 길 잃고 헤맬 적에
재촉하는 시간까지 가차 없이 매정하여
중증 환자마냥 꽤 오래 시름시름 앓았다
전할 길 없는 내 소식을 공허함에 부치고
화한 후에야 숨통이 트이곤 했다

부표마냥 넘실대는 네 마음을
재지 않은 말들에 곱게 담아
중심 잃고 방황하는 나에게
전해 온 너의 소식은
화차에 실린 불빛마냥 쉼없이 일렁였다

부칠 수 없는 편지는 세상에 없는 거라
재차 말하는 너의 무모함이 되려
중히 여길 줄 모르던 마음의 구심이 되어
전쟁 같던 지난날들을 위로하고
화려할 것 없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부재중 전화’라는 단어를 세로로 한 글자씩 늘어놓고 시를 적었다.


쉼 없이 울리는 통화연결음을 뒤로하고, 이름 석 자를 남기고 침묵한 수화기 너머의 누군가는 다시 걸려올 전화를 기다리며 무슨 생각을 할까. 전화를 받지 않은 이는 전화를 받지 않은 걸까 혹은 받지 못한 걸까.


최선은 아닐지라도 최악은 면하자는 마음으로 택한 길은 끝없는 불모지였고, 나아질 줄 모르던 불협화음은 결국 불편한 기색만 남기며 끝을 향했다. 완벽한 작별을 고하고, 준 마음이 없으니 남은 마음조차 없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임을 알면서도 헛헛한 마음은 감출 길이 없었다. 함부로 던져뒀던 마음을 스스로 주워 외롭게 위로하며, 미련했던 지난 시간을 자책한 채 방황을 계속해야 했다.



함부로 방황하던 마음을 붙잡으려는 노력 앞에 화차의 불빛마냥 일렁이는 누군가의 철없는 마음이 다가오고 결국 그 마음이 구심점이 되어 위로로 다가온 그런 날이 또 한 번 내게도 오더라.

사철 계속될 줄 알았던 방황을 자발적 은둔으로 포장해 숨어버릴 각오로 다져둔 나의 시련은 한철 흔들리고 말 방황이었음을 일깨워 준 너는 모든 걸 놓아버린 순간에 기적처럼 다가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