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oAh Sep 02. 2021

아무래도 관종은 아닌 듯

OO님이 팔로우 신청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은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드러내고 싶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이 뭔지도.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한 때 나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00명가량이 됐었다. 나는 그냥 나의 이야기를 하고 사진을 올리는 것뿐인데 나를 팔로우하고 나의 일상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보다 한 참 전에는 블로그를 팔로우하고 매일 찾아오는 사람들도 참 많았다. 하지만 웃기게도 나는 그것 때문에 블로그를 비공개로 돌렸었다. 하루에 몇 만 명을 넘어 몇 십만 명씩 들어오는 게 부담스러웠다. 나는 그냥 야구가 좋아서 야구 이야기를 한 것뿐인데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덕에 구설수에도 오르고 괜히 찾아와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탓에 나는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은 탈퇴하고 재가입을 했고 블로그는 임대를 원한다는 둥 홍보글을 써달라는 둥 이런 쓸데없는 댓글들만 달리고 있는 중이다.




 인스타그램을 다시 가입하고 난 후에는 내가 아는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팔로우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했다. 어차피 그들은 연예인이나 다름없으니 나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어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내가 재미있게 보는 유튜버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더니 바로 팔로우 신청이 들어왔다. 이걸 받아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은 하지 않았다. 영상을 많이 봐서 내적 친밀감이 생긴 것일까? 원래 알던 사람인 것처럼 조금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뒤이어 또 다른 인플루언서에게 또 팔로우 신청이 들어왔지만 나는 그것도 부담 갖지 않고 수락을 눌렀다.


 그런데 그때는 정말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던 게 요 며칠 신경이 쓰인다.

‘가끔 좋아요를 누르는 걸 보면 내 피드를 본다는 건데 이런 걸 올려도 될까?’

내가 너무 우울해 보이는 게 아닐까?’

너무 가벼워 보이는 거 아닐까?’

같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거나 억지로 멋있는 척을 하지는 않는다. 그냥 신경이 쓰인다는 것뿐.




한 때는 그런 관심이 좋기도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또 공개돼서 힘들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조금 겁이 난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사실 그럴 일도 없는데….

문득 이 밤에 오늘 너무 많은 피드를 올린 것 같아 걱정 중.



 아. 하나 더 있다.

 요즘 집 밥 해 먹고 종종 괜찮은 음식을 만든 날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맛없어 보일까 봐 신경 쓰임ㅋㅋㅋ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19 백신 맞았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