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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Ah Feb 09. 2022

내가 왜 아줌마야?

흥 진짜 아줌마는 자기면서!

주차돼있던 차를 긁었다.

오늘은 이상하게 나가면서부터 화가 나더니 결국 이런 일이 생겼다. 한 달 새에 벌써 두 번이나 사고 비슷한 게 났다. 지난달에는 고속도로에서 바퀴가 터져서 고생했는데 오늘은 왜 멀쩡한 차를 긁었지?

어쨌든 수습하려고 잠깐 차를 다른데 세우려는데 웬 아줌마가 나와서 나한테

아줌마! 왜 그냥 가요?”

이러는 것이다. 와 씨 나보다 못해도 8살은 더 먹어 보이는 아줌마가 누구더러 아줌마래? 거기다 누구를 뺑소니 범으로 몰아?

차를 잠깐 세우느라 그런 거라고 얘기하고 차주한테 전화하려는데 지가 차주 부인이래. 아니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될 걸 내가 전화번호 찾고 하는데 왜 가만히 있어?

아까 나한테 아줌마라고 했을 때부터 맘에 안 들었다.


보험회사를 부르고 사고를 수습하고 돌아오는데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이상하게 그 순간 아득해졌다. 빈혈이 도진 것이다. 아 정말 나는 소고기 안 먹고 싶다. 철분 약도 먹으면 속도 더부룩하고 변비도 와서 진짜 철분 약도 안 먹고 싶다. 그래서 안 먹고 버텼다.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부터 핑핑 돌더니 결국 이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내 잘못이다. 맛으로 가 아니라 아프니까 약으로 먹어야 하는데 그러기 싫었다. 솔직히 요즘 학생수도 많이 줄어서 벌이가 시원찮아 소고기를 사 먹는 게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냥 밥 잘 먹고 영양제 잘 챙겨 먹으면 되지 무슨 소고기까지 먹나 하고 생각했다.


 다행히 주차된 차를 긁어서 다친 사람은 없다. 그런데 내가 좀 놀라서 그런지 지금까지 잠도 안 오고 다리가 아프다. 그래서 누워있다가 일어나 나왔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문득

왜 나는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기지?’ 싶다.

 사람은 업 다운이 있다는데 나는 계속 다운만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드니까 더 서럽고 속상해서 어디에라도 하소연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심지어 옆 집 운도 없다.

 전에 시끄럽게 떠들던 사람들은 이사 가고 새로운 사람이 왔는데 저 사람들은 이 시간에도 짐을 옮기고 난리를 친다. 지금 새벽 4시 40분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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