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몽이라 다행이다
아빠가 죽는 꿈을 꿨다. 어젯밤부터 배가 아파서 일찍 잤는데 자는 내내 꿈을 꿨다. 꿈에서도 이게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계속 아니라도 꿈에서 말하다 깼다. 새벽 4시였다. 난 온몸에 땀이 흥건했고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하나는 확실했다.
아빠는 죽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가 죽는 날 그 공기를 안다. 그 고요함을 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런 고요함이 없었다. 그렇다면 무슨 일일까? 대체 어떤 일이 있는 걸까? 불안해서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그러다 꿈해몽을 찾아보았다.
‘좋은 변화가 있을 꿈’
같은 일을 오래 하다 보면 그 일이 하기 싫어지는 시기가 온다. 보통 1,3,5,7,9 이렇게 온다는데 내가 이곳에 온 지 3년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요즘 일이 너무 따분하고 하기 싫다.
아니다. 나는 이 일이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성취감도 없고 목표를 세울 수도 없었다. 나 같은 목표지향적인 인물에게는 최악이었다.
그래서일까?
아니다. 여기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랑 맞지 않았다.
사람 때문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 꿈의 해몽이 새로운 변화고 그게 좋은 변화라는 이야기에 다시 잘 수 있었다.
그렇게 잘 자고 일어나서 일어나자마자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아빠의 건강은 무사했다. 그렇다면 진짜 나에게 좋은 변화가 있다는 게 맞는 걸까?
아니면 내가 무언가 변화하기를 바라는 게 꿈으로 이어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