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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Ah Feb 11. 2022

사고 낸 내가 잘못이지

카센터랑 짜고 고객 등쳐먹는 니들이 무슨 잘못이니

며칠 전 작은 사고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견적서가 왔다. 그런데 견적서가 무려 93만원 이었다. 전에 사고가 나서 내 범퍼도 갈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랑 비슷했다. 나는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당장 담당자 번호를 눌러서 통화를 했다. 전화받은 담당자는 나에게 피해자가 범퍼를 교체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오 마이 갓

 아니 내 앞에서는 범퍼는 원래 고장 나 있던 거니까 스크래치 난 것만 해결해달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뭐?

 나는 담당자에게 피해자가 나한테는 범퍼가 원래 떨어져 있던 거였다고 했다.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고쳐줘야 하냐며 따졌더니 자기들이 확인해보고 연락하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 아니 내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왜 물어줘야 하지? 그 사람은 또 뭐지? 앞에선 괜찮다고 하고 왜 이제 와서 물어달라고 하지?’

정말 정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나는 너무 억울해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작은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작은 엄마 역시 화가 나서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자기들이 다시 조사를 해보겠다고 했단다.


 그러더니 조금 후에 보상팀이라며 다른 남자 직원이 전화가 왔다. 그 직원 역시 피해자가 보상을 원한다고 했다.

“정말 피해자가 그렇게 말했나요? 확실하게 말해주셔야 해요. 안 그러면 난 피해자를 오해할 거고 그럼 내가 직접 찾아가서 만날 거예요.”

 라고 말했더니 이게 무슨 일. 갑자기 말을 바꾸는 것이다.  

“피해자가 그렇게 말한 거 같아요.”

 이게 무슨 말이지? 한 거 같다니. 확실하지도 않은 말로 지금 나에게 이렇게 큰돈을 내라고 하는 거라니! 물론 보험회사에서 지불하는 거지만 어쨌든 그거 때문에 내 보험수가는 올라갈 것이고 그건 내 돈이니까 나는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왜 ‘그런 것 같아요.’로 사실인 척하냐고 물었더니 이번엔 현장 출동자가 피해자가 원하지 않았다는 말을 안 했다는 것이다.

 

그럼 끝날 줄 알았던 걸까?

 어쨌든 확실하지도 않은 걸로 내 눈탱이를 맞추려고 했고 이젠 보상팀 말을 믿을 수도 없었다. 당장 현장출동자에게 전화를 걸어봤는데 이럴 수가. 내 감이 맞았다. 현장 출동자는 정확한 피해 부분을 전달했고 (이것도 결국 정확한 피해가 아닌 걸로 밝혀짐) 피해자가 범퍼는 원래 파손된 거라고 말한 걸 보상팀에 전달했다고 하는 거였다.

 그런데 현장출동자가 ‘자기는 현장의 일을 전달하는 것이지 나머지 처리는 사실 보상팀이 하는 일이라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건 사실이고 아니고를 떠나 보상팀이 하라고 하면 해야 한다는 말인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오늘 아침 9시가 되자마자 작은엄마가 다시 어제 나에게 거짓말 한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거짓말쟁이는 다시 나에게 전화를 걸어 충격적인 말을 했다.


 카센터에서 수리를 하려고 보니까

“휠이 손상이 돼 있는데 이걸 교체하려면 비용이 많이 드니까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범퍼 손상 있으니까 이거 고치고 휠은 그냥 타는 게 어때?”

 라고 나도 모르게 딜을 했다는 것.

 그런데 자기들에게 말을 안 해서 자기들도 몰랐다는 것.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지금 이걸 믿으라는 거냐고 화를 냈지만 자기들도 몰랐다 발뺌하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자기들이 제대로 파악 못하고 나에게 그렇게 한 건 미안한데 이게 최선이란다.



 그렇게 세부적인 견적서를 보고 차도 잘 알고 보험회사에도 있었던 작은 아빠에게 물어봤는데.. 나는 다시는 사고를 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삼성화재는 다시는 가입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휠은 금속이기 때문에 내 범퍼가 휠을 손상시켰다면 내 범퍼가 엄청 파손이 됐을 텐데 살짝 긁힌 거라면 그냥 페인트가 묻은 걸 거라고.. 만약 파손된 거면 내가 아니라 다른 데서 피해당한 거라고.

 그걸 보험회사랑 카센터가 모르지 않지만 둘이 짜고 나한테 눈탱이 맞추는 건데 이건 가서 멱살잡이하고 하지 않는 이상 저렇게 발뺌하면 방법이 없단다.

 왜냐하면 내가 처음에 ‘휠을 내가 손상시킨 거 같다’고 했기 때문에…




 보험회사 직원에게 결국 그냥 니들이 견적 낸 대로 하라고 하면서

 “내가 고객인데 보험회사가 내 편이 아니고 나를 상대로 등쳐먹으려고 하는 게 참 화가 난다. 하지만 내가 낸 사고가 맞고 어쩔 수 없다니까 네들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

 고 하고 끊었다. 그리고 진짜로 이렇게 자사 고객을 상대로 등쳐먹을 궁리하는 삼성화재. 정말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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