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에 시작해서 6분만에 꺼내놓은 내 마음.
글이라는 건 뭘까?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이런 고민을 내가 한 적이 있었을까?
그냥 썼다.
답답해서 쓰고, 화가 나서 쓰고, 슬퍼서 썼다.
그러다 다 그만두었다.
화가 나도, 답답해도, 슬퍼도, 기뻐도 쓰는 것을 그만 두었다.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냥 나는 어딘가에 내 말을 하고 싶었다.
내 이야기를 어딘가에 풀어놓고 싶었다.
그것이 어릴때는 일기장이었고, 커서는 블로그였고, 늙어서는 브런치였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도 저것도 다 하기가 싫어졌다.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일이었고 취미였다.
하지만 이제는 일도 취미도 다 싫어졌나보다.
정말 그런가?
나는 쓰는 것이 싫어진 건가?
아니면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것이 싫은걸까?
아니. 나는 정말 쓰는 건 좋은데 쓸 에너지가 없는 것 같다.
이게 맞다.
나는 에너지가 없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쓰는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내놓는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했다.
에너지가 없어 속에 담고만 있었다.
그랬더니 나는 점점 더 우울해져만 갔고, 에너지는 점점 더 바닥이났다.
한 번씩 정말 더는 내 안에 담아둘 자리가 없을 때 이렇게 꺼내놓는다.
처음에는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꺼내놓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사진을 첨부하는 것도 싫다.
다른 사람들 눈에 띄게하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짓는 것 역시 싫다.
그냥 나는 나를 꺼내놓는다. 꺼내놓는 것이다.
이 곳은 나에게 그런 곳이니까.
누가 못 썼다 흉봐도 상관없다. 내 마음이 못났나부지 뭐.
남에게 읽히는 것, 들리는 것 많이 해봤다. 안해도 된다.
그냥 난 나를 꺼내놓을 것이다.
그러다 어떤 날에는 내 마음에 자리가 조금 더 늘어나기를.
여유공간이 생기기를.
그렇게 내 마음에 나의 슬픔, 답답함, 분노가 줄어들기를.
행복도, 기쁨도 줄어들어도 된다.
그것이 줄어들면 분명히 나의 에너지는 늘어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