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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팔 Sep 02. 2023

고독사

 나는 사람들이 싫었다. 아니 무서웠다. 왜일까 스스로 공포의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 채 축축하고 습한 존재로 삶을 살았다. 뉴스에 나오는 극단적인 사람을 볼 때면 이미 난 세상을  뒤틀린 시비지심의 눈으로 보았기에 그들에게 측은지심이 같다. 그와 내가 왜인지 종이 한 장 차이 같았서였다. 그런 냄새가 내 몸에서 풍기는 걸까 다수의 존재들이 나란 존재를 꺼려했다. 결국난 스스로 3.5평의 세상이 전부인 곳으로 나와 타인을 위해 숨어들었다.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었다. 답답하기도 쓸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몇 년이 지나니 결국 해소되었다. 이런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돈만 있다면 시스템은 전부 갖추어진 세계이니 말이다. 컴퓨터와 폰만 있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되었다. 다행히 나에게 위험을 잘 아는 감각이 있었다. 어째서인지 투자에 대박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돈을 벌 수 있었다. 3.5평에서 사치라고는 가끔 비싼 배달음식뿐이었다. 돈은 자의로 타이로 적게 나가거나 모였다. 가끔 쓸쓸하다는 생각,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바깥세상의 존재들의 두려움을 이길 만큼은 아니었다. 결국 나는 이런 삶에 익숙해지고 편안해지고 만족하게 되었다. 그렇게 몇십 년을 살다. 어느날 처럼 소설책을 읽으며 잠들다 눈을 뜬 것 같은데 몇십 년을 바라본 그 천장이 아니었다. 높고, 넓고 거대한 세상이 눈이 들어왔다. 며칠 동안 난 혼돈의 카오스를 겪으며 알아본 바로는 흔히들 말하는 잘 나가는 집 막내아들로 회기 하여 태어났다. 평소 자주 읽는 웹소설의 클리셰의 일상이었다. 어느 정도 이 세상과 존재들과 내가 적응이 되니 하품이 나올 정도였다. 처음은 돈과 권력 때문에 벌어지는 가족 간의 암투로 시작했다. 전에 생에서는 어디틀어박혀 있었는지 죽어서야 나온 진취적이고 호승심이 강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결국 십 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지난 생의 기억과 그리고 몇십 년 동안 해왔던 투자생활로 누구나 같고 싶고 부러워하 는 삶과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손에 쥐었다. 몇몇 고난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다시 태어난 삶의 고난은 고통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뭐랄까 영화나 게임 속 세상을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쩐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명언이 백번 천 번 옳은 말 같았다. 3.5평이 온 세상이던 삶이 세상모든 것이 내 삶이 되니 얼떨떨하면서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벅차고 벅찼다. 그런데 이상한 결과가 일장춘몽을 만들어 내었다.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술자리에서 난 지난 삶과 현 삶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 해버렸다. 술김이기도 하고 전쟁터에서 목숨을 맡기고 단잠을 자도 두렵지 않은 존재들이어서 모든 것을 말했다. 다음날 술이 깨고 후회 하였지만 속으로 누가 그런 말을 믿고, 믿는다 한들 별일 있겠어하고 있는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 술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자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술자리에서 했던 말이 영상으로 온 세상에 퍼졌다. 그리고 그 영상을 본사람들은 이상한 전염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자살하기 시작했다. 처음은 그것을 말리는 존재도 있었지만 며칠 가지 않았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 죽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나의 말을 보고 들은 사람들이 왜 죽는 것인지 도저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문득 아이작뉴턴의 유명한 명언이 머리를 스쳐 지나고서야 납득이 아닌 납득을 하게 되었다. 한 달도 안 돼 온도시에 시체가 썩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인류라는 존재의 피와 살을 탐하는 존재들 많이 유유히 괴기스러운 콘크리트 도시에 돌아다녔다. 이런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 매일매일을 독한 술을 마시며 지냈다. 지난 생에서 날 삼켜버리는 그림자가 왔어도 이정도로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오히려 홀가분하면 홀가분한 세상이 되었는데 술을 마시지 않고서는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술에 찌들어 살면서도 무심결에 날짜는 헤아렸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거짓말처럼 술을 끊고 길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지 모를 정도로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거짓말처럼 살아있는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죽은 시체들을 뜯어먹는 동물 만이 세상을 지켰다. 정신을 한쪽을 놓아둔 체 세상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지난 생에 죽었었던 3.5평방에 발길이 닿았다. 다행히 방안에는 아무도 살지 않았었는지 텅텅 빈 방이었다. 지칠 때로 지친 몸을 방안에 뉘었다. 그리고 익숙한 천장을 바라봤다. 한참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데 창문 틈에 들어왔는지 나비 한 마리가 천장을 일렁 일렁이면 날아다녔다. 멍하니 나비를 쳐다보고 있으니 노곤한 잠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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